[인터뷰] 매년 프랑스 ‘한국의 멋’ 알리는 축제 "전라도 김치는 없냐고 아우성이죠"
입력: 2024.07.18 16:55 / 수정: 2024.07.18 16:55

‘한국의 봄 축제’ 이정주 감독…낭트에서 올해로 11번째 축제
광주 ‘문화토리’ 콜라보...비지니스 교류로도 이어져 


프랑스 낭트에서 매년 5월이면 한국의 봄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1번째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 행사를 1회 부터 이끌어 가고 있는 이정주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은 이정주 감독 / 광주 = 나윤상 기자
프랑스 낭트에서 매년 5월이면 '한국의 봄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1번째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 행사를 1회 부터 이끌어 가고 있는 이정주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은 이정주 감독 / 광주 = 나윤상 기자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유럽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이 거세다. 아이돌과 드라마로 시작된 K-컬처가 동남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유럽인들까지 매혹시키고 있다.

유럽인들은 이제 K-POP과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인의 전통 문화, 먹거리, 굿과 흥까지 알고 싶어 한다.

올 5월에 프랑스 낭트에서 ‘한국의 봄 축제(Printems Coreen Festival)’가 열렸다. 벌써 11번째 행사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봄 축제는 매년 5월 프랑스 6대 도시 중 하나인 낭트에서 열린다. 이 페스티발의 중심에는 이정주 감독(56)이 있다.

이정주 감독은 광주 출생으로 한예종을 나온 거문고 연주자 출신으로 2008년 프랑스로 건너가 이 축제를 기획⋅감독 및 출연을 하고 있다. <더팩트>가 이 감독를 만나 ‘한국의 봄 축제’에 대해 들어봤다.

- 프랑스 낭트는 어떤 도시인가.

낭트는 프랑스 6대 도시 중 하나로 제국주의 시절에는 노예무역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프랑스 총리이기도 했던 장마르크 에로가 낭트 시장 시절 문화 쪽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시민들이 외국문화에 관심이 높고 예술에 대한 존경이 있는 도시다. 2008년에 낭트에 왔는데 아시아인임에도 한 번도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없다.

한국음식 체험을 하기 위해 설명을 듣고 있는 프랑스 관람객들 / 한국의 봄
한국음식 체험을 하기 위해 설명을 듣고 있는 프랑스 관람객들 / 한국의 봄

- 낭트에서 매년 5월 ‘한국의 봄 축제’가 열린다. 소개 부탁한다.

매년 5월에 낭트에서 열리는 한국을 알리는 축제다. 프랑스 낭트 한국의 봄 협회가 주관하고 주불 한국 문화원이 공동주최한다. 2013년에 처음 시작했고 올해 11회째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오로지 한국 문화를 알리는 행사로 처음 시작할 때는 북한행사인 줄 오해받을 정도로 관심이 미약했다.

해가 갈수록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올해 공연과 워크샵 행사에 관객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낭트 시민뿐 아니라 파리나 주변 도시에서 한국의 봄 축제를 보려고 일주일 전에 에어비앤비 예약을 하고 왔다는 관객도 봤다.

-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제가 거문고 연주자인데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하기 위해서 미국과 유럽여행을 다녔다. 유럽에서 거문고로 버스킹을 하는 모습을 한 연주팀이 보고 같이 연주하자고 했다. 그 인연이 이어져서 결국 프랑스에 정착하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일반 주점에서 공연을 하는 문화가 있다. 연주, 노래, 연극, 코미디, 심지어 오페라를 해도 된다.

어느날 한 가게에서 거문고 연주하고 있었는데 그런 한국인이 인상 깊었는지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장이 홀을 통째로 내 줄테니 공연을 기획해보라고 해서 ‘한국의 밤’ 행사를 하게 됐다.

레스토랑이 2층 건물이었다. 2층은 전시를 하고 1층에서 한국음식과 공연을 한 그날 만석이 되었다. 그날 장식으로 걸어 둔 청사초롱을 프랑스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지 처음 알았다.

우연히 이 행사에 프랑스 한국 명예 대사가 있었다. 행사가 맘에 들었는지 ‘한국의 밤’ 행사를 주기적으로 해 볼 것을 권유했다.

대사의 제안으로 기획안을 만들어 파리에 있는 한국문화원을 찾아갔다. 당시 이종수 원장이 어떻게 이런 기획을 하게 되었냐고 놀라워했다. 프랑스에서 단독 한국행사를 제안받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 원장의 적극적 도움도 있어 시작하게 되었다.

왼쪽부터 박지현 문화토리 대표와 이정주 감독 / 광주 = 나윤상 기자
왼쪽부터 박지현 문화토리 대표와 이정주 감독 / 광주 = 나윤상 기자

- 올해 축제는 약간 컨셉이 달라졌다고 들었다.

2024년도 축제 기획에 대해 프랑스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다가 이번에는 한국을 소개해 줄 수 있는 음식과 함께 한국 기업들도 프랑스 기업과 연결시켜 주자는 의견이 있었다.

한류 열풍이 낭트에서도 급격히 상승 중이다보니 한국에 대해서 알고 싶고 한국 현지 음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프랑스에서도 K-POP 콩쿠르대회도 하고 명문인 로키디 사립고등학교에는 한국어반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낭트에 있는 기업들도 한국 기업과 만나보고 싶어했다. 이런 좋은 분위기를 활용해 보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렇게 한국 기업을 알아보던 중 광주에 있는 문화토리 박지현 대표(58)와 연결이 되었다. 낭트 상공회의소와 광주 기업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고리가 생기게 되었고 이번에 이 업체들이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

한국의 봄 축제에 두 번 있는 공연은 모두 매진되어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 한국의 봄
한국의 봄 축제에 두 번 있는 공연은 모두 매진되어 뜨거운 현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 한국의 봄

- 올해 행사 현지 반응이 궁금하다.

올해 행사는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이 중 2일은 대중행사) 진행했다. 광주에서는 예술인 5명, 기업인 10명, 요리사 3명이 참석했다. 이틀간 약 4000명의 관객이 찾았다.

2회 공연뿐 아니라 음식 체험과 기업인 만남 등 모든 프로그램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전라도 음식으로 육전, 사탕 떡을 준비해 갔는데 2시간 만에 모두 소진되었다. 시식이 아닌 판매를 한 음식이었다.

음식에서 놀라운 일이 있었는데 전라도 음식이라는 소개에 많은 관람객들이 김치는 어디 있느냐고 아쉬움을 표한 점이다. 한국 현지 김치를 먹어보고 싶다는 프랑스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아마도 김치가 다이어트 음식으로 소개된 부분도 있고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있어 다들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 ‘한국의 봄 축제’ 앞날 계획에 대해 알고 싶다.

2025년과 2026년 기획을 하고 있다. 특히 2026년은 한불 수교 140주년이라 더 뜻깊은 행사가 될 것 같다.

당장 2025년 행사부터 기간이 더 길어졌다. 전시부분을 넣기 때문이다.

내년 5월 13일부터 6월 13일 한 달 동안 ‘자연의 조화와 위대함 (Harmonie et Grandeur de la nature)’이란 주제로 코스모폴리스, 스테레오륙스 대극장 두 장소에서 펼쳐진다.

내년에는 제주 해녀분들을 모시고 행사를 하려고 기획 중이다. 공연은 23일 신노이 그룹과 24일은 K-pop 콩쿠르로 기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케이팝 아카데미, 요리, 공예 등 한국전통문화 워크숍과 음식체험(이번에는 김치체험을 꼭 가지고 가려고 한다)을 한다. 또, 전시와 기업인의 만남이 있을 예정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한국의 봄 축제’는 프랑스 축제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프랑스인들을 위한 축제인 만큼 한국인뿐 아니라 한국정부, 기업이 더 많이 참여해서 프랑스와 교류를 여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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