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 "쿠팡, 숨진 택배기사 유족에게 사과하고 대책 마련하라"
입력: 2024.07.11 15:08 / 수정: 2024.07.11 15:08

'새벽배송' 60대 택배기사 지난해 숨져
쿠팡 "개인사업자" 선 그어 책임 회피


지난 5월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가 과로사 증상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광주시민사회단체들이 쿠팡 측에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총
지난 5월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가 과로사 증상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광주시민사회단체들이 쿠팡 측에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총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쿠팡 새벽배송 배달 노동자의 과로사와 관련, 회사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는 11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쿠팡 택배 노동자 고(故) 정슬기 님의 죽음은 과로사의 대표적 증상인 뇌심혈관 질환으로 77시간에 달하는 노동시간에 의한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은 명백한 과로사이며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낳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쿠팡퀵플렉스 택배 노동자로 서울 중랑구에서 새벽 로켓배송 업무를 해온 정 씨는 지난 5월 28일 새벽 업무를 마치고 귀가한 후 쓰러져 사망했다.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4남매 가정의 가장이었던 정 씨는 밤 9시, 새벽 1시, 새벽 3시 30분 3차에 걸쳐 쿠팡로지시틱서비스(쿠팡CLS) 남양주2캠프에서 배송지인 상봉동을 오가며 배송해 왔다. 이를 위해 정 씨는 남양주2캠프와 배송지까지 편도 20km 거리를 매일 5번 오갔고 출퇴근 거리를 제외한 하루 이동거리가 100km가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일 새벽배송을 마치고 귀가한 후 쓰러진 정 씨는 119에 의해 한양대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정 씨의 신분이 개인사업자로 근무자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쿠팡 새벽배송 사고는 이전에도 문제가 됐다. 지난해에도 60대 쿠팡 하청업체의 배달기사가 '심장비대'로 숨졌지만, 쿠팡 측은 "고인이 쿠팡 근로자가 아닌 군포시 소재 전문 배송업체 A물산과 계약한 개인사업자"라고 선을 그었다.

시민사회단체는 "쿠팡CLS 원청은 업무 카톡방을 통해 배송 마감시간을 압박하고 주당 노동시간이 위험한 수준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타 구역 배송 지원 추가 노동까지 지시했다"면서 "사람은 로켓이 아니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과로사를 낳을 정도의 장시간 노동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정당한 일인지 쿠팡과 우리사회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면서 "정부도 쿠팡 택배 노동자들이 상시적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지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늦어도 괜찮아'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정 씨를 추모했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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