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특정 외지 업체 밀어주기?…이상한 수의계약 조건
입력: 2024.07.05 17:00 / 수정: 2024.07.05 17:00

계약 대상 도내 농공단지로 확대...A 화순 업체, 3억 이상 수주
A 업체 대표, 윤 시장 측근으로 비선 자금 '수금책' 주장 나와


나주시청 전경./나주시
나주시청 전경./나주시

[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 전남 나주시가 수의계약 과정에서 특정 외지 업체를 밀어 주기 위해 이상한 계약 방법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다면서 전남도내 농공단지 입주 업체로 계약 대상을 확대해 사실상 외지 업체를 밀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업체 수의계약 낙찰률을 높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던 나주시의 입장과 배치된다.

5일 나주시에 따르면 윤병태 나주시장 취임 직후인 2022년 7월 15일부터 화순의 A 업체와 '행정 홍보탑 슬로건 교체 공사'(1530만 원)를 시작으로 지난해 5월에는 '빛가람 호수공원 건강테마 종합안내판 구입'(5620만 원) 등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또 '영산포 풍물시장 입구 간판 정비공사'(2720만 원)와 '나주목 관아와 향교 종합안내판 제작'(2417만 원) 등 2년간 3억3000만 원가량의 수의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문제는 나주시가 A 업체와의 수의계약 과정에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계약 방법(조건)을 공통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들 사업 검토 공문에서 '계약 방법'(조건)을 보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내 농공단지에 입주한 직접 생산업체 중 기술력 등이 우수한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담겨 있다.

이는 나주시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계약 대상을 지역 제한에서 '도내 농공단지'로 확대해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들게 하는 대목이다.

또 나주시는 A 업체 사업장과 같은 주소에 있는 B, C, D, E 등 4개 업체와 총 6000만 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B와 C 업체 사업장 전화번호가 '062'로 시작하는 광주 국번의 같은 번호이며, D 업체는 서울지역 '02'로 사업장 번호가 확인됐다.

결국 A 업체의 대표가 윤병태 나주시장 선거캠프 출신 인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주시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A 업체 대표가 나주시와 계약을 체결한 업체들로부터 계약 금액의 10%를 돌려받아서 윤병태 나주시장 측에 전달하는 '수금책'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나주의 한 지역업체 대표는 "윤 시장의 비선으로 익히 알려진 P 씨가 A 업체 대표를 보내 '페이백'을 전달했다"며 "계약금액의 10%만 요구하다 최근 '페이백'을 15%로 올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업체 대표는 "P 씨는 알고 있다"면서도 "지역업체 대표들을 만나 페이백을 받고 비선에게 전달한 일은 절대 없다"고 부인했다.

나주시 복수의 공무원들은 "계약과 관련해서는 모든 결정권을 비선들이 쥐고 있으므로 우리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면서 "그쪽(비선)에서 하라고 하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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