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철저한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
부산교총·대한교조, 3일부터 1인 시위 돌입
부산 학부모연합회와 부산교육을 사랑하는 학부모들은 2일 오후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은 A 중학교의 교장 공모제 민원 압박이 장학사의 안타까움 죽음을 초래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부산 학부모연합회와 부산교육을 사랑하는 학부모 |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교장 공모제 관련 민원에 시달리던 부산시교육청 소속 장학사가 지난달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지역 사회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2일 부산시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시교육청 소속 장학사 A(48·여) 씨는 지난달 27일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직 경력 24년 차인 A 씨가 갑자기 숨진 원인 중 하나로 '민원 폭탄'이 지목되고 있다. 최근 A 씨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와 관련해 국민신문고와 부산시교육청 등에 제기된 민원에 지속적으로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주변인들에게 민원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전해지면서 부산 지역 학부모와 교육계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부산 학부모연합회와 부산교육을 사랑하는 학부모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후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A 중학교의 교장 공모제 민원 압박이 장학사의 안타까움 죽음을 초래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 학부모는 교장 공모제를 적극 반대한다"며 "지난 4년간 교장 공모제를 통해 무자격 교장이 취임한 이후 타 학교에서 시행 중인 지필평가를 시행하지 않은 결과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평균 점수가 압도적인 꼴등(75.5%)으로 학군 평균(84.3%)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대적 학력 격차를 초래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부산시교육청 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이미 합법하게 결정이 끝난 교장 공모제를 다시 하라는 비상식적인 일을 자행하였고, 그 결과는 앞날이 창창한 부산시교육청 장학사를 안타까운 죽음으로 내몰았다"면서 "29일간 36차례의 민원 접수 압박과 항의 방문 그리고 수차례 항의 전화는 살인 행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사건으로 운명을 달리하신 장학사님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부산시교육청은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살인 행위를 자행한 당사자들을 그에 합당한 엄벌에 처해주시길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부산교총)와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 부산지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장학사도 공교육을 함께 책임진 교육 가족이요, 교육 동료이다"며 "일방적이고 무자비한 민원 처리 응대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장학사도 교육공동체 일원이다. 전도유망한 장학사가 스스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비보 앞에 우리 모두는 이 사실이 믿기지 않기에 더욱더 이 사건의 전말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스템도 부정하고 민원만 넣으면 다인가, 그것이 정의인가"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보도한 기사들에 따르면 내부형 교장 공모 학교 미지정에 불만을 품고 약 한 달여 기간 동안 36차례 집중적인 민원을 접수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부형 교장 공모 학교 미지정 결정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속적으로 발송했으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한 달 동안 장학사의 사무실 내선전화와 지방교육행재정 통합시스템(K-에듀파인)에 집요한 연락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외에도 개인 휴대폰을 통해서도 수 차례 항의 전화가 이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정신적으로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복될 비극을 막기 위해 진실 규명이 최선이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고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분명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과 대한교조 부산지부는 3일부터 1인 시위에 돌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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