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근 안산시장 "공유재산 매입 공무원 감사 결재 올라와서 한 것"
입력: 2024.06.30 10:15 / 수정: 2024.08.30 08:35

전임 시장 시절 매입 과정에 대해 감사
무혐의에도 사과 없고, 언론까지 겁박
감사 주도 팀장은 타 부서로 전출 조치


안산시청 전경 모습./안산시
안산시청 전경 모습./안산시

[더팩트ㅣ안산=이상엽 기자] 이민근 안산시장이 전임 시장 시절 공유재산을 잘못 매입했다며 공무원을 감사하고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분된 것과 관련해 "(당시)결재가 올라와서 결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관이 주도해 이뤄진 것으로, 자신이 지시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최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감사원 감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더 커질 거 같아 내부적으로 감사하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혐의 처분된 공무원들에 대한 사과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공무원들을 옥죄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할 말은 많지만, 현 상태로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거부했다.

3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안산시 감사관은 이 시장이 취임한 지 2개월여 뒤인 2022년 9월 23일부터 지난해 1월 15일까지 115일간 전임 시장 재임 때 ‘다목적 연수원 공유재산’ 취득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 A 씨와 B 씨 등에 대해 특별감사를 했다.

전임 시장 시절인 2021년 11월 연수원과 생태교육장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단원구 대부동동 토지 등 1만 3516㎡를 40억 7000여만 원에 매입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게 이유였다.

담당자들이 이곳이 불법 훼손된 사실을 알고서도 계약서까지 잘못 써가며 사들였다는 주장이었다.

안산시 감사관은 A 씨 등이 ‘매수인에게 인도한 후에 발생한 일체의 위험 부담에 대해 그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등의 문구를 매매계약서에 넣어 원상복구비를 시가 부담하게 생겼다는 억지를 부렸다.

‘매매 이후 훼손 등에 대한 위험을 매도자에게 부담시키지 않는다’는 민법상 규정을 확인한 것에 불과한데도 제대로 된 법률 검토도 없이 지난해 1월 경찰 고발까지 강행했다.

하지만 경찰은 6개월여 수사 끝에 A 씨 등의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고의성도 없고 계약서에도 오류가 없다는 취지였다.

조사결과 시는 이 계약 이전부터 공유재산을 매입할 때 같이 문구를 계약서에 써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 정읍시와 전북시, 전남도 등이 부동산 취득을 위해 작성한 매매계약서에도 같은 내용이 작성돼 있다.

공무원들은 감사관이 경찰에 낸 자신들의 문답서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더팩트>가 입수한 경찰 조서에는 B 씨가 ‘농지전용 사실은 알지 못했다’며 ‘제가 그런 취지로 말을 한 것은 아닌데 이렇게 작성돼 있어 당황스럽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C 팀장이) 연못 등이 있지 않았느냐, 가설건축물이 있지 않았냐고 해서 있었다는 식으로 답변한 것은 맞지만, 불법을 알았다고 답변한 사실은 없다’고도 했다.

함께 고발된 A 씨는 감사가 시작되기 전 감사관 C 팀장이 자신을 찾아와 "너 잡으려는 것 아니니 협조하라"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안산시는 이런 상황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 "피감사자들의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라고 밝혔다. 공무원들이 경찰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반박에 나선 셈이다.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취지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안산시는 이를 보도한 언론을 향해서도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 법적 검토를 거쳐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겁박했다.

또 A 씨 등은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경기도에서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A 씨는 징계와 관련해서도 "안산시가 무혐의 사항으로 징계까지 요청해 경징계인 감봉1월, 견책, 불문경고 조치를 받았으나 소청할 것"이라고 했다. 경징계 수준의 직무 관련 행위를 무리하게 사법기관에 고발한 데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시는 논란이 된 감사관 C 팀장을 지난 27일 단행한 인사에서 타 부서로 전출했다.

그의 전보 인사를 전후해 안산시 한 공무원노조 누리집에는 ‘무식하게 썩은 칼 휘두르다 X가 됐다’는 등의 글이 올랐다.

vv8300@tf.co.kr

본 신문은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21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공무원 잡으려다 자기 꾀에 빠진 안산시 감사관’ 제목의 기사에서 ‘안산시 감사관이 직권을 남용하거나 피감사인을 회유하여 답변을 이끌어내고, 하자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됐다’ 등의 내용을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안산시는 "적법한 감사 절차를 거쳐 피감사인이 날인 및 간인한 문답서를 근거로 고발한 것이며, 성실의 의무 위반을 사유로 징계가 확정된 바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아울러 "관련자 조사개시 이전에 이미 원상복구를 위한 손해배상청구 기한이 도과했으며, 감사 과정에서 회유가 있었다는 보도는 피감사인의 주장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