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남도당, '민원 셀프 컷' 나주시의원 윤리심판원 회부 안해
입력: 2024.06.27 16:41 / 수정: 2024.06.28 10:06

지난달 22일 징계청구서 접수한 지 한 달 넘어
일부 지역정가 "신 의원, 제 식구 감싸기" 비난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로고./더팩트DB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로고./더팩트DB

[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 지역 국회의원과 친분을 내세우며 시민이 제기한 민원을 '셀프 컷' 한 전남 나주시의회 한 시의원에 대한 당내 징계가 한 달 넘게 회부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모 시의원은 신정훈 국회의원(나주·화순)이 지역위원장을 역임하던 지난 6·1 지방선거(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나주시의회 청년 비례대표로 공천받아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또 '신 의원과의 친분 때문에 마음이 걸린다(민원 해결이 어렵다). 양해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민원인 A씨에게 보내 시의회 개원 이후 최초로 시민으로부터 징계 청구 요구를 받는 등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27일 민주당 전남도당에 따르면 최 시의원의 전남도당 윤리심판원 징계청원과 관련한 안건은 이날 현재까지 회부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윤리심판원은 민주당 당헌·당규상 징계 회부에 관한 업무를 지원하는 기구이며, 전남도당위원장은 지난 2022년 8월 이후 신 의원이 맡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일반 시민이자 청구인 A씨는 지난 2월 쯤 나주시 자전거연맹 보조금 비리 의혹을 파헤치자며 자신에게 접근했다가 갑자기 모 언론사 사장과 신 의원 등과의 관계를 앞세우며 민원 처리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등 최 시의원이 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전남도당 윤리심판원에 징계청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전남도당은 징계청구서 접수 이후 34일이 지나도록 최 시의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전남도당위원장인 신 의원이 자신과 관련된 최 시의원을 '제 식구 감싸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진군의회 B 군의원은 지난달 초 '공무원 갑질 의혹'으로 제소된 뒤 같은 달 27일 전남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됐다. 최 시의원의 징계청구서가 한 달 넘게 회부되지 않은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B 군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이 열린 지난달 27일 5일 앞서 접수된 최 시의원에 대한 안건도 회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때문에 일부에선 전남도당 지도부가 '제 식구'가 일으킨 문제에 대해선 '유야무야' 넘어가고 이른바 '남의 식구'에 대해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전형적인 본보기라는 지적이다.

전남도당 소속 시의원·구의원 등이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위반 등 일탈 행위 의혹이 불거질 땐 '제 식구' 또는 '남의 식구' 여부를 떠나 조속한 시일 안에 객관적이면서 투명하게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가려내야 한다는 얘기다.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시간만 어물쩍 지나가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빠른 시일 내에 윤리심판원에 징계청구서를 올려서 괜한 오해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도당 관계자는 "당헌·당규상 징계청구서가 접수되면 며칠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면서도 "오는 8월 초 전남도당 등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현재 상황이 여의치 않아 윤리심판원에 해당 안건을 회부하지 못한 것이다.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윤리심판원 회부와 관련해서 일절 보고를 받지 않았으며, 관여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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