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신상 폭로 관련 경찰 수사 대상자 53명
안병구 밀양시장이 25일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밀양=강보금 기자 |
[더팩트ㅣ밀양=강보금 기자] 경남 밀양시가 20년 전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안병구 밀양시장은 25일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밀양시의회, 80여 개 시민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사과문은 안 시장이 대표로 낭독했다.
안 시장은 "오늘 우리는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 사건으로 이루 말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도 하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했음에도 어른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우리 모두의 불찰이다"고 말했다.
이어 안 시장은 "무엇보다도 피해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앞으로 밀양시는 지역사회와 손잡고 안전한 생활공간을 조성하며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 밀양시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에서는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자발적 성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양지역 내 사찰, 교회,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단체는 피해자 치유를 위한 합동 예불과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향교, 성균관유도회 등 유림단체는 고유제 개최와 학교 순회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윤리의식을 고취할 계획이다.
한편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채널의 해당 사건 가해자 신상 폭로 등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건은 140건이며, 현재 추가 접수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수사 대상자는 53명이며 이 중 11명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의 한 여중생을 밀양으로 불러내 1년간 지속해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10명(구속 7명·불구속 3명)을 기소했고,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에 대해선 피해자와 합의했거나 고소장에 포함되지 않아 ‘공소권 없음’ 결정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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