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력에 밀리며 고등·해사법원 인천 유치도 물 건너가
유정복 인천시장이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경주시 졀정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더팩트DB |
[더팩트ㅣ인천= 김재경기자] 인천지역 정지권의 '설마'하는 방심이 결국 대규모 국제행사를 타 시도에 빼았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우수한 여건과 환경, 조건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정치력에 밀려 경제유발효과만 무려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인천은 실패했다.
지난 20일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는 4차 회의를 열어 경북 경주시를 개최도시로 의결했다.
영남지역 정치권은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경주가 지역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4차 회의 개최 전인 지난 17일 대구·경북 국회의원 27명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 31명 등 국회의원 58명이 서명한 '경주 유치 지지 성명서'를 개최도시선정위원회에 전달했다.
하나 된 모습의 영남지역 정치권 움직임이 경주 유치로 결정하는 데 큰 힘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영남지역 정치권이 하나가 돼 유치전에 뛰어든 반면, 인천지역 정치권은 그렇지 않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역 정치인을 찾아다니며 유치 염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인천지역 정치권은 유치전에 함께 나서며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여건에서 경북 경주나 제주보다 인천이 앞서는 만큼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는 경주시로 결정됐다. '방심'이 부른 결과다.
인천지역 여야 정치권이 끝까지 방심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왔을지도 모른다.
인천지역에는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구는 14개 이지만 중앙당에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원내외 국회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인천 출신인 황우여 비대위원장, 배준영 원내부대표,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알려진 원희룡 전 장관, 5선의 윤상현 의원이 있고, 야당인 민주당에는 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10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있다.
이들이 힘을 모았다면 유치에 성공했을 지모 모른다. 아쉬운 대목이다.
이 같은 결과는 예견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 기대했던 인천고등법원 설립 법안은 영·호남 소속 여야 법사위원들이 해사법원의 부산 설치를 조건부로 내걸면서 통과되지 못했다.
정치력에 밀려 고등법원과 해사법원 인천 설치는 결국 무산된 것이다.
인천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방관하는 것인지 관심 밖인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인천의 여, 야 국회의원들의 유치 실패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장과 함께 열정의 힘을 쏟는 영남권 의원들을 인천의 국회의원들은 교훈삼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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