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품법 위반 혐의에도 예산 지원 등 후원 여전
경상북도교육청 전경./ 더팩트 DB |
[더팩트┃구미=박영우 기자] 경북도교육청이 지원하는 학부모단체들이 보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일선 교육청은 오히려 이들을 비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구미시의 A 단체는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지난 2019년부터 단체복 등의 구입비 명목으로 지원받은 수천만 원의 보조금 중 일부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A 단체는 지난 5년간 교육청으로부터 6900여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그중 3000만 원은 단체복을, 735만 원(연평균 147만 원)은 교통지도 용품을 각각 구매했다.
그러나 3000만 원으로 구입했다는 단체복 150벌은 정회원 80명 중 일부에게만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단체복 재고 수량 확인을 요청하자 경북도교육청은 "소재가 불분명해 재고 수량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매년 교통지도 용품 구입비 147만 원으로 유도봉 30개, 안전조끼 30벌을 구매했다지만 시중에서 유도봉은 3300원, 안전조끼는 1만 5000원 정도면 살 수 있어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의 학부모단체 지원과 관련한 문제점은 이뿐만 아니다. 기부금품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B 단체를 비호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해 9월 B 단체는 구미교육지원청 후원으로 교육지원청 주차장 부지에서 바자회를 열었다. 이날 바자회에서 판매한 물품은 구미지역 학부모와 동창회, 대기업 등에서 기부받았다.
문제는 B 단체가 기부받은 물품 내용과 수량은 물론 수익금을 공개하지 않아 기부금품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미교육지원청은 "바자회와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의 소명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부금품법 제7조와 제8조에 따르면 기부자에 기부영수증을 발급하고, 기부금품의 모금 내용과 사용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구미교육지원청이 B 단체를 위해 주차장을 무상 지원하고 교육청에서 지원한 보조금이 행사에 사용된 만큼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이런 논란에도 구미교육지원청은 다음 달 열리는 B 단체의 음악회를 후원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경북 일선 교육지원청을 관리감독해야 할 경북도교육청은 학부모단체들에 연간 16억여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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