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남편 죽음 방조한 50대 여성…징역형 집행유예 
입력: 2024.06.21 15:54 / 수정: 2024.06.21 15:54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픽사베이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극단적 선택을 하는 남편을 방조한 5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도정원)은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기소 된 A(52)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정신심리치료 강의 수강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월 29일 대구 달서구의 한 모텔에서 남편 B씨와 동반자살을 결의했고 B씨가 죽고 난 후 뒤따라가기로 약속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46분쯤 염불을 틀어 놓은 채 B씨의 극단적 선택을 방조했고, B씨가 죽자 경찰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8월에도 야산에서 아사하는 방법으로 동반자살을 결의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종교에 심취해 있었고 피해망상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면서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등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요소가 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받길 희망했다.

지난 4월 재판부는 정신감정 신청을 인용했지만, 정신감정을 맡을 예정이었던 병원 측이 전공의 파업 사태로 감정을 맡을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결국 정신감정을 받지 못하게 됐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자살 방조는 중대 범죄이며 범행 당시 A씨는 인지적 결함이나 자신의 형사적인 책임을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감정과 기분의 문제로 형사적 책임이 조각되진 않는다"고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A씨는 "살아가는 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방조의 정도가 가볍지 않지만 사실 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점, 생활고에 시달렸던 점, 자살을 포기하고 경찰에 자수한 점, 앞으로 후회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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