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차기 광주시장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견제와 감시기능을 해야 할 의회가 또다시 집행부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현재 의장 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강수훈(서구1)·박미정(동구1)·박수기(광산5)·신수정(북구3)·심철의(서구4) 의원.(사진 왼쪽부터)/더 팩트 DB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차기 광주시장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견제와 감시 기능을 해야 할 의회가 또다시 집행부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현재 의장 선거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의원은 강수훈(서구1)⋅박수기(광산5)⋅박미정(동구1)⋅신수정(북구3)⋅심철의(서구4) 등 5명이다. 이 중 초선의원은 강수훈⋅박수기 의원 두 명이고, 나머지는 재선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후반기 의장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그룹은 초선그룹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관례로 보면 의장직은 재선 의원이 맡아왔던 점을 보면 의아한 면이 있다.

초선그룹이 당선 물망에 오르는 배경에는 차기 광주시장 선거와 관련이 높다. 현 시장인 강기정 그룹은 강수훈 의원을, 차기 시장 직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형배 의원 그룹은 박수기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수기 의원의 지역구는 광산을로 민형배 국회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되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호남⋅제주권역 대표를 맡아 같은 친명계인 민 의원 그룹이 차기 시장선거를 위해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기정 그룹이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강수훈 의원의 경우, 지난 2018년 강 의원이 동구청장 후보로 선거에 나왔을 때 강 시장이 적극적으로 도와 준 이력과 함께 모 언론매체에서도 강 의원을 친 강기정계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로 안팎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광주시의회 의장은 광주시 1년 예산 약 7조 원을 수립하는 데 의사봉을 두드리고, 집행부와 시의원의 이견과 다툼을 중재하고, 지방자치조례 등을 재·개정하거나 신규 조례를 상정하는 막중한 책임이 수반되는 자리다.

이번 시의장 선거 배경에 대해 시정을 견제·감시해야 하는 시의회가 집행부 최고의결권자와 결탁한 모습에 과연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느냐 하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시의장 선거에 대해 차기 광주시장 대리전이라는 말이 파다하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시의원들이 민주당 일색이어서 시정 견제의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데 이번 시의장 선거가 시의회와 집행부의 허니문 같은 느낌이어서 시민들이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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