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000만 원짜리 법인, 1200억 원대 휴양단지 조성 사업자 선정
청송 산림 레포츠 휴양단지 내 골프장 예정지/청송=김은경 기자 |
[더팩트ㅣ청송=이민 기자·김은경 기자] 경북 청송군(윤경희 군수)이 추진하는 ‘산림 레포츠 휴양단지’ 내 골프장 조성 사업자 선정업체의 사업 시행 능력과 ‘알박기’ 의혹이 제기됐다.
1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6일 청송군은 교보증권 컨소시엄과 청송 산림 레포츠 휴양단지 내 골프장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과 관련 지난 2022년 6월 한림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6개월 만에 돌연 계약이 해지됐다.
이 사업은 청송 산림 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 중 하나로 파천면 신기리 일원 약 140만㎡(42만 3500평) 부지에 민간자본 1200억 원을 투입해 27홀 규모의 대중제 골프장과 클럽하우스 등 시설을 2026년까지 조성하는 게 목표다.
교보증권 컨소시엄은 교보증권을 비롯해 사업 부지 내 임야를 미리 매입한 A사, 고철 수집 및 가공업체인 B사, 이 사업 기본 구상(설계용역)을 맡은 C사로 구성해 우선협상자 선정 공모에 단독 응찰했다.
청송 산림 레포츠 휴양단지 내 골프장 예정지./청송=김은경 기자 |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A사는 지난 2021년 4월 27일 자본금 1000만 원으로 설립, 2022년 2월 7일 사업부지 내 파천면 신기리 산 32번지(9만 7161㎡·약 3만 평)를 5억 원에 매입하고 같은 해 6월 8일 자본금을 5억 1000만 원으로 증액했다. A사 법인의 사업목적은 △부동산개발업 △대지조성사업 △기계설비 해체업 등이다.
B사의 자본금은 3억 원, 법인의 사업목적은 △통신기기 판매 △고철, 비철수집 및 가공판매업 △일반폐기물 수집 및 가공 판매업 등이다.
사업자에 선정된 이들은 신설 법인인 A사와 비철을 주로 취급하는 B사가 전문적인 골프장 운영과는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의혹에 힘이 실린다.
게다가 B사의 대표이사 우모 씨가 2022년 2월 28일 A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따라서 A사는 사업구역 내 ‘알박기’를 위해 급조된 회사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A사는 사업부지 내 알박기로 불린 임야 매매 금액을 제외하면 자본금이 1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사는 고철, 비철 등을 수집 및 가공판매하고 있다./카카오맵 |
이와 관련해 청송군 관계자는 "한림건설 컨소시엄의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사유는 내부사정(지분 및 사업추진 방식 등에 관한 의견충돌)으로 인해 협약 체결 등 사업절차를 수차례 이행하지 않았다"며 "군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고 및 심의위원 임용 등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사의 부지 선취매(알박기)는 해당 사업에 대해 현재 사업인가가 고시된 것이 아니어서 사업부지 내 개인간 토지 거래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면서 "해당 토지 확보에 투입되는 추가 비용은 총사업비의 1% 내외일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경미한 사업비 증가를 구실로 사업의 가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고 일축했다.
또 설계용역 업체인 C사의 컨소시엄 참여에 대해선 "이 회사는 사업의 기본 구상과 행정절차(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군관리계획변경 등) 이행을 위한 용역일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사업계획서 평가와는 별개이며, 이 때문에 설계용역 참여 업체를 공모에서 제외시킬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청송 산림 레포츠 휴양단지 내 골프장 조성사업을 포기한 한림건설은 현재 한림안성CC를 비롯해 용인CC, 광릉CC, 포항CC 등을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 운영 전문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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