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당초보다 주택건설용지 3.5배 증가
주택사업 시행업자만 배 불려준 모양새…외국 기업 유치 '제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포항 융합기술산업지구(펜타시티) 개발 사업 현장. |
[더팩트ㅣ포항=최대억 기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대경경자청)이 포항 융합기술산업지구(펜타시티) 개발 사업을 하면서 사업 본래 취지와 달리 ‘땅 장사’에 치중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차례나 사업계획을 변경하면서 산업시설용지의 절반이 넘는 땅이 주택건설용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초보다 주택건설용지비율이 3.5배나 증가했다.
3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일원 ‘포항 R&D밸리’로 이름 붙여진 이 사업은 지역의 특화된 지식기반산업 육성과 함께 외국인투자유치를 촉진해 글로벌 산업클러스터로 구축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겠다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두 손을 들면서 사업 초기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러는 가운데 대경경자청이 기대했던 외투기업 유치가 불발이 되면서 용도별 면적 역시 당초 계획과 달라지게 됐다.
2008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이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법률 특별법’ 지정 고시 때는 산업시설용지145만 8980㎡, 상업업무시설용지 60만 9400㎡ , 공공시설용지 148만 6040㎡, 주택건설용지 20만 2220㎡ 등 총합계 375만 6640㎡였다.
그러나 2015년 7월부터 사업시행자가 바뀌면서 개발계획이 변경됐다.
변경내역을 보면 전체적으로 총면적이 375만 6640㎡에서 145만 1280㎡로 축소됐고 융합산업기술지구란 이름에 걸맞게 조성하려고 했던 산업시설용지는 당초보다 3분의 1가량으로 축소(45만 7049㎡) 됐다.
반면 주택건설용지는 당초 총면적 대비 5.3%에서 17.4%인 3.5배나 늘어난 25만 3977㎡가 됐다.
이는 산업용지의 절반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융합산업기술지구가 산업이 주가 아닌 주택건설이 주가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나아가 주택용지는 애초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으로 구분됐으나 연립주택 부지 4500여 가구가 아파트부지로 허가가 났다. 이에 따라 아파트개발을 위한 택지개발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국 국비와 도비를 합쳐 532억 9300만 원이 투입된 융합산업기술지구가 사업계획변경이란 명목 아래 아파트 분양을 위한 터를 만들어 준 모양새가 됐다.
아파트 사업과 관련된 개발업자들의 배만 부르게 하는 ‘땅장사’를 시켜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경경자청 관계자는 "당시 담당이 아니어서 주택용지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항시 투자기업지원과 관계자는 "부산과 인천을 제외하고는 외투기업 유치에 한계가 있다"며 "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것은 맞다"고 했다.
한편 대경경자청은 투자유치 목표를 2030년까지 13조 원으로 세웠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업계획이 변경될 동안 외투기업 유치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기에 실현 가능성에 또다시 의구심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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