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광 서산시 부시장이 29일 서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산 예천지구 공영주차장(초록광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서산시의회 회기 중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이수홍 기자 |
[더팩트ㅣ서산=이수홍 기자] 현대사회에서 도심 주차장 시설 확충은 도시 발전,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직결돼 있다.
특히 공영주차장 시설 확충은 도시 재생을 위해 새롭게 떠오른 표준으로 그 필요성은 날로 증대가 되고 있다. 주차장 시설은 주변의 상권과 도시미관까지 견인할 만큼 상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일선 지자체에서는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다.
◇서산시 다양한 쉼터 복합 기능 초록광장(주차장) 조성…랜드마크 기대
충남 서산시는 중앙호수공원에 붙어 있는 1만 2003㎡(약 3630평) 규모의 용지에 2층으로 된 445면의 공영주차장을 지어 옥상에 잔디를 입혀 다목적 문화공간과 쉼터 등으로 활용할 계획인 (가칭) 초록광장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사업과 관련해 문수기 서산시의회 의원(민주당)은 지난 24일 열린 제294회 서산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서산시는 예산 편성의 절차 위반과 사실을 덮기 위한 꼼수로 총사업비 659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비를 488억 원으로 낮춰 행안부 타당성 검증을 피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의 이런 주장에 대해 시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서산시는 29일 홍순광 부시장이 나서 '서산 예천지구 공영주차장(가칭 초록광장) 조성 사업'과 관련한 시의 입장을 설명했다.
홍 부시장은 "절차 회피를 위해 659억 원의 총사업비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총사업비에는 흙쌓기와 잔디 식재, 산책로 포장 등의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라면서 문 의원이 제기한 △연구용역 부실 △일관성 없는 주차장 명칭 △부당한 서면 도시계획 심의 △주차장 사용 비율 부당 적용 등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초록광장' 명칭을 쓰고 결과물에는 공영주차장으로 명칭을 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홍 부시장은 "초록광장은 산책로와 잔디 식재 등으로 조성되는 잔디광장을 총칭하는 것으로, 명칭 확정 이전 설문조사를 하느라 ‘가칭’ 초록광장을 명시했을 뿐 복층 주차장과 옥상 시민광장이 결합하는 사업으로 병행 표기를 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홍 부시장은 ‘서면 도시계획 심사’와 관련해 잘못됐다는 주장에도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부시장은 ‘주차장 사용 비율 95% 이하 주차장 전용 건축물 아니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용역 결과 초록광장 조성과 별개로 휴게시설과 편의시설을 제외한 99.2%가 주차장 사용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시장은 "이 사업과 관련해 시민 설문 결과 87.4%가 긍정 답변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홍 부시장은 "이번 초록광장(가칭) 사업은 서산시민 전체 이익을 위해 공공 가치와 활용 가치를 더욱 향상하는 사업으로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열린 서산시의회 제294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는 문수기 의원(민주당). / 서산시의회 |
◇팩트체크 해보니
문수기 의원의 5분 발언은 자칫 시민들에게 부정확한 시 행정, 사업 추진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팩트>가 팩트체크를 해봤다.
<더팩트> 취재 결과, 총사업비 659억 원은 추후 변경을 전제로 한 가정치 사업비 계상이다. 이를 확정된 총사업비로 판단해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가정치인 사업비는 2023년 8월 사업 구상 당시 서울, 경기, 청주 등 비슷한 규모의 주차시설에 투입된 사업비를 기준으로 수정을 전제로 했던 사업비로 파악됐다.
현재는 수정 등의 과정을 거쳐 토지비용 235억 원을 포함해 순수 공사비 204억 원, 용역비 기타비용 49억 원 등 총사업비는 488억 원 규모로 확인됐다. 이 사업비도 오는 7월 공시지가 확정 이후 447억 원 규모로 낮아질 전망이다.
문 의원이 언급한 '659억 원', '꼼수' 등의 주장은 가정치 수정 등 현재의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잘못된 금액으로 추정된다.
또한 "문화시설 용지를 주차장 시설로 용도 변경함에 따라 토지에 대한 50억 원 재산 가치 하락을 가져왔다"는 문 의원의 주장 또한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일선 지자체의 공영주차장은 공익적 가치가 큰 시설로 재산상 가치 하락을 단순히 비교할 대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도로 확장, 녹지 조성, 공원화 사업 등은 땅값 하락을 가져오는 사업들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땅값 하락을 이유로 이 사업들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사업들은 도시 팽창과 도시 재생에 꼭 필요한 공익적 가치가 큰 사업들이다.
tfcc202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