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남녀 삶 망가뜨린 20대, 항소심서 대폭 감형…징역 50년→27년
입력: 2024.05.23 11:12 / 수정: 2024.05.23 11:12

1심은 계획범행 인정, 항소심은 우발적 범행 인정

대구고등법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대구고등법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리고 강간하려다 이를 제지하는 여성의 남자친구를 마구 찔러 1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받았던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됐다.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성욱)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9)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10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과 20년간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3일 밤 대구 북구에서 강간할 여성을 물색하던 중 혼자 걷고 있는 B씨(20대·여)를 발견하고 B씨가 원룸으로 들어가자 뒤따라 들어간 뒤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하고 저항하는 B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B씨의 남자친구인 C씨(20대)가 현관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와 강간 시도를 제지하자 C씨의 얼굴과 목, 어깨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손목 부위 동맥파열 등의 치료일수 미상의 상해를 입고 운동능력이 제한됐으며, C씨는 병원에 이송된 뒤 20시간의 긴 수술을 받고 40일만에 깨어났다. 깨어난 뒤에도 심각한 뇌손상을 입어 11살의 지능 수준을 갖게 됐으며 보행 및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조사결과 A씨는 수년간 배달라이더 일을 하면서 원룸에 들어가도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는 것을 알고 혼자 사는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또 휴대전화로 '부천 엘리베이터 살인사건', '강간' 등의 단어를 검색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지난 2021년 7월 한 여성의 나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추가됐다.

재판에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으로 소박하고 단란했던 피해자들의 가정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큰 고통에 빠졌다"며 징역 30년에 취업제한 10년, 전자장치 부착 20년 등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인 점, 범행의 참혹성과 끔찍한 결과를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며 "출소 후 재범 방지를 도와줄 사회적 유대관계도 미약하며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국내 최장기 유기징역형인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인용됐다.

2심 재판부는 "범행 발각으로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C씨를 위해 1억 원을 형사 공탁한 점, C씨의 후유증이 미약하나마 호전된 점 등을 종합할 때 원심형이 너무 무겁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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