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보살핀 장애 아들 살해한 백혈병 엄마…법원, 집행유예 선처
입력: 2024.05.16 14:08 / 수정: 2024.05.16 14:08

재판부 "합당한 처벌 마땅하나, 26년간 장애 아들 밤낮 없이 돌본 점 등 고려"

선천적 장애가 있는 아들을 살해한 친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더팩트DB
선천적 장애가 있는 아들을 살해한 친모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더팩트DB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선천적 장애가 있는 아들을 20여 년간 간병하다 건강이 악화되자 아들을 살해한 친모가 법원의 선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한 주거지에서 지적 장애와 뇌 병변 등이 있는 20대 아들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혼자 걷거나 배변 조절이 불가능하고 A씨의 도움 없이는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상태로 일상생활이 어려웠다.

A씨는 장애인 시설 등에 보내라는 주변 권유에도 아들이 그곳에서 괴롭힘을 당할 것을 염려해 26년간 직접 보살폈다.

하지만 A씨는 아들 간병에만 집중하면서 외부와 점차 단절된 생활을 하며 10여 년 전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아울러 2022년에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까지 받아 건강이 더욱 악화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부터 아래층 주민으로부터 층간 소음 민원을 받게 된 A씨는 범행 전까지 심한 불안 증세를 느꼈다.

A씨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재판부는 "장애로 인해 A씨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왔던 아들은 어떠한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생명을 잃게 됐는데 합당한 처벌이 마땅하다"면서 "다만, A씨가 아들을 26년간 밤낮 없이 돌봐 왔고 자신이 사망할 경우 아들을 수용할 마땅한 시설이 없는 데다 남편 등 나머지 가족에게 부담과 고통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범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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