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추행 겪다 숨진 30대 여직원…전 우체국장, 징역 1년 6월→2년
입력: 2024.04.17 16:22 / 수정: 2024.04.17 16:22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픽사베이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픽사베이

[더팩트ㅣ의성=이민 기자·김채은 기자]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의성지역 전 우체국장이 항소심에서 가형됐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경북지역 전 우체국장 A(60)씨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12월 경북 의성지역의 우체국장으로 재직하던 중 부하 직원인 B(30대·여)씨의 신체를 추행하고, 성희롱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국장실에 들어온 B씨에게 "너 나 좋아하느냐, 나랑 사귀고 싶느냐"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휴직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휴직 신청을 할 경우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 휴직을 막기도 했다. 또 B씨가 C과장과 자신의 불륜 관계를 소문내고 다닌다고 말해 C과장으로부터 B씨가 항의를 받도록 만들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우울증을 앓다가 지난 2022년 11월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검찰은 직장 내 성추행으로 우울증 등의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강제추행 혐의로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강제추행으로 인해 B씨에게 정신과적 증상이 발현될 것을 예견하긴 어렵다고 보고 치상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 판단에 대해 검찰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A씨는 법리오해와 양향부당을 이유로 쌍방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성추행과 우울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지만, 범행 후 지위를 이용해 무마하려는 등 A씨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B씨가 정신적 피해를 입은 것은 분명하다"며 "‘농담한 것에 불과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는 점, 진심 어린 사과도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가형 이유를 설명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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