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1급 박재민 시인, 첫 시집 '칠월 스무엿새'
입력: 2024.04.05 10:45 / 수정: 2024.04.05 10:45

가족사·장애·고된 삶 등 시인의 희노애락 품은 85편 담아
오는 8일 오후 3시, 광주공원 카페서 출판기념 북 토크


박재민 시인 첫 시집 칠월 스무엿새 앞 표지/박재민 시인
박재민 시인 첫 시집 '칠월 스무엿새' 앞 표지/박재민 시인

[더팩트 l 광주=기윤희 기자] 광주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는 박재민(50세·지체장애 1급) 시인이 첫 시집 '칠월 스무엿새'를 출간했다.

올해 지천명인 시인은 지금까지 25년 동안 목포와 제2의 고향인 광주를 가슴이 품고 시를 썼고, 오랜 시간이 흘러 비로소 한권의 시집에 자신의 지난 시간을 털어냈다.

시집 제목인 '칠월 스무엿새'는 그가 태어난 날로, 시인은 누에가 고치를 만드는 심정으로 쓴 총 85편의 시를 167페이지에 한 줄 한 줄 엮었다. 시집에는 '가족사'와 '장애', 고된 삶', '애증', '가난', '먹거리' 등 시인이 품은 삶의 희노애락이 주로 담겨 있다.

이 중 '광주'라는 제목의 시에서 시인은, '좁은 골목 곳곳으로 조각조각 쏟아지는 계림동 여인숙 휘황한 광주의 추석 달밤'이라는 시문을 통해 그리운 가족의 품을 떠나 광주에 정착, 홀로서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고된 삶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시인의 시 속에서 가족을 생각하면 그리움에 앞서 눈물이 먼저 솟구치는 이유를 읽을 수 있다. 도망치듯 목포를 떠나 광주행 야간열차를 타고 무작정 상경하여 계림동 단칸방에서 제2의 삶을 시작했던 시인의 소회를 읽을 수 있다.

박재민 시인은 시집 출간 이유에 대해 "(내) 몸은 소아마비였고, 집안은 가난해 각자도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심마저 가슴 한쪽에 둥지를 틀었다. 시는 내 인생에서 슬픔을 이기는 동기가 됐는데, 이를 여러 분들과 나누기 위해 시집을 펴게 됐다"고 말했다.

문학인협동조합 대표 김을현 시인은 발문에서 "지난 199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알만한 얘기인데, 유독 시인의 글에선 시문이 더욱 안타깝게, 환장하도록 슬프게 느껴진다"며, "이는 일반인이 쉽게 누리는 일상의 평범한 삶조차도 장애인에게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썼다.

박재민 시인은 지난 2021년 다문화계간지 나눔문학 주관 신인상을 통해 등단했다. 지금은 인문동아리인 '감성'에서 글을 쓰고 있다.

출판기념 북 토크는 오는 8일 오후 3시 광주공원 카페 '사잇길'에서 열린다. 박재민 시집 '칠월 스무엿새'는 문학인출판사. 가격은 1만 원.

forthetr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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