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가 1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늘봄학교 운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전교조 경기지부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경기도내 교사들이 대거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를 투입하지 않겠다던 도교육청의 애초 입장과 달리 교사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는 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지적이다.

늘봄학교는 저출산 대응과 사교육비 경감 등을 위해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초등학교가 아이들을 돌봐주는 제도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지난달 4~11일 늘봄학교를 운영 중인 도내 초등학교 971개교 중 270개교(29%)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10개교(77.8%)에서 기간제를 포함한 교사들이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특히 늘봄학교와 관련한 행정업무는 97.7%인 264개교에서 기간제 교원 등 교사가 맡고 있었다.

이 가운데 52개교는 기간제 교원 등을 채용하지 못해 기존 교원을 대신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지부는 "교사를 늘봄 프로그램 강사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던 도교육청이 말을 바꿔 교사도 강사를 할 수 있다"며 업무를 전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공간이 부족해 특별활동 시간을 축소하는 등 교육과정의 부실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지부는 이날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실태를 고발한 뒤 "교사와 학생 모두 숨 쉴 틈도 없는 늘봄학교를 중단하고, 현장의 우려를 해소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지부는 각종 파행 사례에 대한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늘봄학교 전면 도입에 반대하는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경기지부는 관계자는 "늘봄학교의 교사 투입 등에 대해 문의를 했더니, 도교육청 장학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는 저급하기 짝이 없는 황당한 말을 했다"면서 "늘봄학교 정책의 태생적인 한계를 인정하고 돌봄정책의 방향성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