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먹거리 명소·부산물 시장 위축 우려"…54년 역사 대구 축산물도매시장 폐쇄
입력: 2024.04.01 10:34 / 수정: 2024.04.01 10:34

1일 오전 9시 대구시 축산물도매시장 폐쇄 집행

전국에서 유일하게 행정기관이 운영하던 도축장이 1일 자로 폐쇄됐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9시 대구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 도축장을 폐쇄했다./대구=김민규 기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행정기관이 운영하던 도축장이 1일 자로 폐쇄됐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9시 대구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 도축장을 폐쇄했다./대구=김민규 기자

대구시 관계자들은 이날 시설을 폐쇄 후 건물마다 잠금장치를 하고 외부에서는 도축장에 들어오는 차량을 통제했다./대구=김민규 기자
대구시 관계자들은 이날 시설을 폐쇄 후 건물마다 잠금장치를 하고 외부에서는 도축장에 들어오는 차량을 통제했다./대구=김민규 기자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행정기관이 운영하던 도축장이 1일 자로 폐쇄됐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9시 대구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 도축장을 폐쇄했다. 해당 도축장은 1970년 1월 개설된 시립 도축장으로 54년간 운영되다 위탁 기간 만료로 폐쇄됐다.

오전 9시 축산물도매시장 도축장 출입문에는 대구시 관계자들이 가로 2.5m 세로 50㎝ 크기의 플래카드를 붙이고 있었다. 플래카드에는 '대구광역시 축산물도매시장(도축장) 폐쇄'라는 문구가 쓰여있고 바로 밑에는 '시설 폐쇄'라는 출입금지 부착물이 붙어있었다. 이들은 건물마다 잠금장치를 하고 외부에서는 도축장에 들어오는 차량을 통제했다.

대구시가 지난달 31일 대구 축산물도매시장 도축장이 위탁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이달 1일부터 폐쇄한다고 밝힌 후에 벌어진 상황이다. 대집행은 1일 0시 기준이지만 공식 집행은 이날 오전 9시에 집행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해당 축산물도매시장 도축장은 1970년 1월 달서구 성당동에 시립 도축장으로 개설됐다. 이후 서구 중리동을 거쳐 2001년 5월 북구 검단동으로 이전했다. 축산물 업체인 신흥산업이 대구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50년 넘게 소·돼지를 가공해 주로 대구 지역에 고기와 부산물 등을 공급하면서 지역의 축산물 부산물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했다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시가 4월 1일 자로 축산물도매시장을 폐쇄하겠다고 공고하면서 축산물업체와 일부 상가들이 반발을 하기도 했다. 특히 신흥산업의 경우 관련 조례가 개정되기 전에 이런 공고를 낸 것은 행정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대구시 도축장 폐쇄처분 등 무효확인 등' 소송을 냈다.

이에 1심 법원은 2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본안 소송 판결 선고일에서 30일이 될 때까지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지만, 항소심인 이달 20일에는 1심 결정을 취소하고 신흥산업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대집행을 시작으로 도축장 예정대로 폐쇄할 방침이다. 시는 도축장 폐쇄 이유에 대해 50여 년 전 설치 목적과 기능을 상실한 점과 20년 넘는 노후시설 유지보수 등 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점 등의 이유를 들었다.

또 지난해 7월 1일 자로 군위가 대구시에 편입되면서 대형 도축업체인 군위민속LPC가 사육, 도축, 유통, 판매까지 하는 축산물종합처리장이 있는 데다 소 100두, 돼지 1500두를 처리할 수 있어 대구시가 직접 운영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이유도 들었다.

하지만 지역사회 반발도 거세다. 도축장이 갑자기 폐쇄되면서 지역의 먹거리 명소와 부산물 관련 시장이 위축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급하게 내린 결정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에서 공수해 가는 장점이 없어지면서 부산물 시장은 물론 지역 음식 관련 업계가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한 상인은 "도축장이 없어지면 여기서 물건을 공수해 가던 업체는 수입산을 쓰거나 물건을 구하지 못해 결국, 서민들의 먹거리만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폐쇄 결정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시 측은 "도축 물량이 감소하고 적자 누적으로 인해 폐쇄를 추진했지만 후적지를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로 활용하는 등 시민들의 편의를 증대시킬 시설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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