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농촌 인력난 속, 외국인 근로자 '공급 사기' 횡행...대책없나?
입력: 2024.03.26 15:14 / 수정: 2024.03.26 15:14
전남의 한 식당에 취직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국의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 전남 = 이병석 기자
전남의 한 식당에 취직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고국의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 전남 = 이병석 기자

[더팩트 I 전남=이병석 기자] 고령화로 인한 농촌 일손 부족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종을 막론하고 심화되는 인력난에 외국인 근로자는 인력 시장에서 절대적 대체재가 된지 오래다. 저마다 외국인 근로자 공급 등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식당을 비롯한 공장, 농가에서는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렇다 보니 이들의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외국인 계절 근로자 공급과 관련한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의 한 지자체에서는 50대 A 씨가 지인인 40대 여성 B 씨에게 계절 근로자 사업 보증금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빌렸다. 돈을 빌려갔던 A 씨는 수개월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고, B 씨는 A 씨에게 돈을 갚을 것을 종용했다.

이 같은 독촉에도 A 씨가 돈을 갚지 않자 B 씨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다. 다행히 친인척이 B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급히 옮겨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A 씨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부랴부랴 피해 금액을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을 돌며 농민을 상대로 거액을 편취해 농심을 짓밟은 외국인 인력 알선 사기 사건도 지면을 장식했다.사기 행각을 벌인 40대 C 씨는 농번기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농민들에게 인력을 공급해 준다면서 소개비 명목으로 선불을 요구한 뒤 거액을 송금 받고 잠적했다.

당시 C 씨가 농민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은 9000여만 원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는 모내기철 외국인 근로자 인력 공급을 두고 다툼을 벌이다 마을 후배를 살해해 인적이 드문 곳에 유기한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다.

인력 시장이 외국인 근로자 위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이들의 인력 공급과 관련한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관계 기관의 시스템은 이 같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언제부턴가 외국인 인력은 산업 전반에 걸쳐 성업과 폐업을 가를 만큼 중요한 자원이 됐다. 이러한 곳이 사기꾼들의 놀이터가 돼서는 곤란하다. 사기꾼들의 외국인 인력시장 개입을 차단하고, 중앙·지방정부 주도하에 외국인 근로자 인력 공급 등 고용환경의 안정적인 관리 방안과 수급 대책 마련이 절실한 때다.

곧 '부지깽이도 일을 거들어야 한다'는 농번기다. 올해도 여전할 것 같은 농촌의 인력난에 편승한 모리배들의 준동이 심히 우려된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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