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 "한 위원장, 불법선거운동 반드시 책임져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대구 = 김민규 기자 |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1일 TK(대구경북) 격전지 방문 순회 중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사무소(대구 달서구을) 개소식에서 마이크를 사용해 윤재옥 후보와 권영진, 유영하 후보를 지지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3월 28일부터 4월 9일까지인데 선거운동 기간전에 대구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한 탓이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선관위는 당초 "법 위반이 없다"고 했다가,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관위 대응도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바로 이곳 대구에서 총선은 오늘부터 시작"이라며 "우리는 이번 총선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민심을 거부하는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치는 선의를 갖고 최선을 다해 하라고 한 사람에게서 배웠다"면서 "바로 여러분의 윤재옥이다. 이렇게 신중하고 사려깊고 그럼에도 추진력 있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여기에 계신 유영하(달서구갑), 권영진(달서구병) 후보님도 물론 만찬가지"라며 "인재의 산실 대구경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승리에 대한 의지를 전국적으로 퍼져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제59조 4항을 보면, 선거운동 기간 외에는 확성장치를 사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마이크, 확성기 모두 사용해선 안 된다. 한 위원장이 윤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마이크를 잡았지만 같은 날 서문시장과 동성로 유세에서는 마이크 없이 목이 터져라 외친 이유다.
녹색정의당은 23일 논평을 내고 "한동훈 위원장은 불법선거운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한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하고 빠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마이크를 사용한 발언에 대해 녹색정의당은 "이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 외에 확성장치, 마이크를 사용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은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동훈 위원장은 누구보다 이 규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0일 안양시 관양시장 거리인사 때 '아직까지는 우리 선거법은 마이크를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 다소 불합리해 보이는 규정이지만 지키고 있다'라고 했다"며 "대구에서 보인 모습은 자기 입으로 선거법을 어겼다고 시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동훈 위원장은 법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에 대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의 입장과 태도도 우려스럽다"면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행동에 대한 질의에 '개인 의견 표명'이라는 입장에서 여러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자 '면밀하게 살펴보고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바꿨다"고 꼬집었다.
녹색정의당은 "누가 봐도 분명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명백한 선거법 위반에 대해 이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해명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