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결 명단에도 광주·전남 당선권 인사는 없어
순번 불만 대통령 측근 주기환은 민생특보 임명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비례대표 배정에 불만을 품고 후보를 사퇴한 주기환 국민의힘 전 광주시당위원장을 대통령 민생특보 보좌관으로 임명했다./더팩트 DB |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비례대표 의원 배정에 호남권 인사가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불만이 확산되자 지난 20일 여당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관위가 후보자 추천 명단을 재의결했지만 광주·전남은 여전히 당선권 안에 한 사람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지역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허탈감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명단에 따르면 당초 명단에 없던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도당 위원장이 13번을 배정받았을 뿐 광주·전남 인사는 전무했다.
대신 비례대표 순번 24번 배정에 불만을 품고 후보를 사퇴한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이 21일 신설된 대통령 민생특별보좌관(민생특보)에 임명됐다. 주 민생특보는 검찰수사관 출신으로 운석열 대통령의 20년 지기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결국 '호남권 인사 당선권 25% 배정'이라는 약속을 지키라는 요청에 따른 파문을 비례대표 의원 재의결의 명분으로 삼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례위원장의 공천 갈등이 숨은 배경이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비례대표 의원 당선권 배정 요청을 대통령 측근 '위로 인사'로 마무리한 허망한 결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당원인 A(동구) 씨는 "광주 정치 풍토상 여당 지역구 의원을 뽑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례대표 의원이라도 가져 지역 발전에 여당 효능감을 보여주자는 게 당원들의 기대였다"면서 "이런 바람에 대통령 측근 챙기기로 답한 결과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한마디로 동문서답한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B(서구) 씨는 "한표 모으기가 산을 하나 넘는 것 같은 힘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이 국면에 광주를 철저히 무시한 비례대표 의원 배정 사태가 매일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야 하는 후보나 운동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주촛불시민행동 임원 C(광산구) 씨는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비례대표 배정에 불만을 품고 사퇴한 며칠 만에 위인설관하다시피 대통령 직보 라인 보직을 신설해 보상차원 인사를 했다"며 "내 측근을 감히 무시해 하고 발끈한 윤 대통령 특유의 보스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 사적 채용이다"고 직격했다.
한편 '위인설관' 논란이 일고 있는 주기환 민생특보의 아들 주모 씨도 대통령비서실 내 부속실에서 6급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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