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의대 교수 사직서 파장... 대구 지역 의료인들 들고일어나나
입력: 2024.03.05 11:06 / 수정: 2024.03.05 11:06

SNS에 사직 의사 "여론몰이로 합리적인 결론 어렵고 부끄러운 현실"
지역 의료계, "증원보다 비현실적인 의료체계부터 고쳐야"


경북대병원 전경/경북대병원
경북대병원 전경/경북대병원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의료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교수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이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대구 경북대학교병원에 근무하는 A교수(외과)는 4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확대 방침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의 의과대학정원 증설에 반발, 지역의료계에서도 여러 가지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대구 지역에서는 현직 교수가 사직 의사를 밝혀 적잖은 파장을 일어나고 있다. 해당 교수는 SNS를 통해 "전공의 시절, 아니 그 이전부터 항상 '외과는 지금이 바닥이다'라고 했는데, 20년이 지났는데도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며 비현실적인 의료체계를 지적하며 "이 같은 정책에 대한 논의는 뒤로한 채 여론몰이만 하는 상황에서 정부와의 합리적인 결론 도출은 어렵다"고 단정했다.

해당 내용은 다음 날인 5일 본인이 직접 삭제했다. 경북대병원 측은 "현재 A교수의 사직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내놓을 입장이 없다"고 밝혔으나 병원 내 의료인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경북대 의대 출신 의료인 K씨는 "정부와의 타협점을 두고 총장과 의과대학 학장이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타협점 찾기보다 30년 이상 묵은 비현실적인 의료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지역의료계에서도 동조 분위기가 일고 있다. 지역의 의사협회는 최근 의료계 증설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삭발식, 가두행진, 홍보 안내문 배포 등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과 출신 의료인은 "특정 분야의 전문의와 의료체계가 부족한 것은 비현실적인 의료수가와 기형적인 행정체계 때문인데, 이 상태에서 인원만 증원하면 기형적인 의료구조가 더 악화할 뿐"이라며 "산부인과나 소아과 진료를 하루 종일 봐도 비보험인 미용을 한두 건 하는 것보다 수익이 안 나오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의료인 늘리기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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