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쩐의 전쟁'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돈 없으면 회장 못돼"
입력: 2024.02.26 16:18 / 수정: 2024.02.26 16:29

24대에 이어 25대 선거에서도 회비 대납 의혹
1인 1투표 아닌 특별회비 5000만 원 최대 30표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또 다시 금권선거 의혹에 휩쓸려 가는 모양새다. 사진은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더팩트 DB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또 다시 금권선거 의혹에 휩쓸려 가는 모양새다. 사진은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더팩트 DB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쩐의 전쟁’이라는 의혹 속에 일각에서 구체적인 액수까지 공공연하게 회자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런 금전선거가 상공회의소 설립 목적인 ‘회원의 공동이익과 의견을 정부와 지자체에 건의하여 상공업의 경쟁력 강화와 진흥에 기여한다’는 대목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일로 비춰져 회장 선거가 과연 누구를 위한 선거인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제25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는 전자부품 제조기업 디케이 김보곤 회장과 가드레일 제조기업은 다스코의 한상원 회장이 경쟁하고 있다.

선거에 나선 디케이 김 회장 측의 12억 원과 한 회장 측 2억 원 등 총 14억 원이 회비로 대납되었다는 의혹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상공회의소 회원사의 투표권은 1인 1표의 보통투표가 아닌 업체가 낸 회비 납부액에 따라 1표(50만 원)에서 특별회비로 최대 30표(5000만 원)까지 차등을 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회장선거에 회비 대납을 하여 최대 30표의 업체를 늘려가도 현실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 있다.

25일 광주상의에 따르면 25대 회장 선거를 위해 투표권이 주어지는 회비 납부를 낸 회원사는 575개 업체로 30억 원이 넘는 회비를 냈다.

회비를 납부한 업체가 갖는 선거권 총수는 3304개, 최대 선거권 수 30표를 확보한 회원사는 27곳으로 집계됐다.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과 호원의 양진석 회장이 맞붙은 24대 선거에서도 정 회장이 중흥건설과 관련된 기업들을 동원해서 회비 대납을 통해 선거인단 투표권을 가져갔다는 의혹이 퍼졌다.

24대 선거에서 광주상의가 거둬들인 특별회비는 22억 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고 이 중 19억 원은 정 회장 지지 회원사, 3억 원은 양 회장 지지 회원사가 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에도 이런 금권선거가 두 번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경찰이 특별회비를 낸 회원사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3년이 지나고 나서 또 다시 이런 행태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또 다시 불거진 금권선거 의혹에 지역 상공인의 권익과 화합을 위한 선거가 각 진영의 회원사들이 매표에 동원되어 오히려 갈등과 반목으로 일그러지는 모습으로 치달아 회장 선거가 과연 누구를 위한 선거인가라는 본질적 물음이 다시 연출되고 있는 모양새다.

광주상의 회원인 A모 씨는 "1인 1표의 구조가 아닌 돈으로 매표를 할 수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매번 이렇게 금전선거가 될 수 밖에 없어 회장에 나가고 싶어도 돈이 없으면 나갈 수 없다"면서 "결국 회장 선거가 회원들의 권리가 아닌 일부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는 상의로 변질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는 3월 20일에 치러진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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