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김산 무안군수가 지난 21일 오후 만남을 갖고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무안=홍정열 기자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김산 무안군수가 21일 오후 만남을 갖고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민간공항부터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체결한 공동 발표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협약 내용을 깨는 것으로 보여 군·민간 공항 이전을 둘러싼 시도간 갈등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전날 김산 군수와 ‘공항활성화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로 하고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상호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 지사와 김 군수는 광주시가 군·민간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해 무안군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2018년 8월 체결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협약서’를 토대로 민간 공항의 조속한 이전을 촉구하기로 했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17일 김 지사와 강 시장이 체결한 공동 발표문을 뒤로하고 2018년 이용섭 광주시장 시절 체결한 협약서를 근거로 민간 공항의 조속 이전을 촉구했다는 점이다.

민선7기 이용섭 시장이 김영록 지사와 2018년 체결한 협약서에는 '광주공항 국내선을 2021년까지 무안공항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광주 군 공항이 전남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공감한 김 지사는 광주시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전 지역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군 공항이 조기에 이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남도가 민간 공항만 무안공항으로 통합을 요구하면서 시도간 갈등이 빚어졌고, 광주시민들은 "군 공항 이전 없는 민간 공항 이전을 재검토하라"고 반발했다.

민선8기 들어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는 군 공항 이전 문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면 시·도가 협의해 광주 민간 공항을 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고 양 시·도는 광주 민간·군 공항의 무안국제공항 통합 이전에 대해 무안군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적극 소통하고 설득하기로 했다.

또한 소음피해 대책 마련 토론회를 열고 무안군 수용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시·전남도·무안군과 인접 시·군이 함께 공동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지난해 12월 17일 새로운 '광주시·전남도 공동 발표문'을 발표했다.

김 지사가 지난해 합의한 내용을 2개월여 만에 부정하고 2018년 협약 내용을 다시 꺼낸 것을 두고 군·민간 공항 이전을 원점에서 다시 협의해야 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 관계자는 "김산 군수가 김영록 지사와의 만남은 언제든 갖겠지만, 광주시장과의 3자 회담에 대해선 광주시의 일방통행과 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만남을 거부했다"며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대해서도 김산 군수의 반대로 추가적인 진전이 없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고 전했다.

또 "광주 군 공항 이전은 광주시와 무안군이 당사자로, 무안군민의 뜻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남도는 앞으로 조정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차후 입장문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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