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마친 3곳서 현역 의원 모두 '고배'
동구남구을도 경선 주자 접전 속 표심은 '흔들'
광주에서 경선을 마친 3곳에서 현역 의원이 모두 '고배'를 마셔 지역에서는 '현역 물갈이론'이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더불어민주당 로고 |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호남에서 '현역 물갈이론'이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1일 발표한 광주지역 선거구 경선 결과를 보면, 광주 북구갑 조오섭 의원이 패배하고 4번째 도전장을 낸 정준호 변호사가 승리했다. 큰 이변 없이 승리를 예측했던 조 의원이 탈락한 대신 노무현 정부에서 영입인재로 공천받아 줄곧 도전장을 내민 정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광주 북구을 이형석 의원과 전진숙 전 광주시의원의 리턴매치에서는 전진숙 후보가 4년 만에 설욕했다. 전 후보는 4년 전 경선에서 '신천지 교인'이라는 허위 사실이 유포돼 경선에서 패배한 아픔을 겪었다. 당시 중앙당에 이의 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절치부심하며 주민들과 소통한 끝에 결국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광주 동구남구갑에서는 윤영덕 의원이 패배하고 정진욱 당 대표 정무특보가 승리했다. 윤 의원은 4년 전 최영호 전 남구청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당시 한 남구의원이 중국인 명의 대포폰을 사용해 '최 전 구청장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허위 사실을 퍼뜨렸고, 이 여파로 최 전 구청장은 경선해서 패배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현재 경선을 앞둔 동구남구을과 광산갑·을 현역 의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구남구을 경선 주자인 이병훈 의원과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의원은 지난 2021년 6월 9일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되며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수습 현장에서 웃고 막말하는 등 경솔한 행동이 이번 경선에서 표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광산갑·을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이 당시 최대 수혜를 입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용빈, 민형배 의원이 경선에서 패배했지만 공천장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용빈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이석형 전 함평군수에게 패배했다. 그러나 3일 뒤 '이석형 후보가 돈 봉투를 살포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졌고, 중앙당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경선에서 패배했던 이용빈 후보에게 공천장을 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의원이 이번 제22대 총선 과정에서 만난 경선 대상자는 '친명계'로 분류되고 당 대표 법률특보인 박균택 예비후보다.
광산을에서는 민형배 의원이 4년 전 민주당 경선에서 박시종 후보에게 석패했다. 그러나 중앙당에 이의 신청 후 재경선을 치르는 '멀리건 혜택'을 받았다. 재경선 결과는 민 의원의 승리였다.
민 의원은 앞선 선거에서 자신이 재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왔던 송갑석 서구갑 의원을 최근에는 정적 대상으로 보고 자신의 정치적 동반자를 송 의원 지역구로 출마하도록 하거나 자신과 친분이 있는 대학교수를 서구갑 후보로 추천한 의혹이 제기돼 지역 정가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또한 민 의원이 광주 광산구청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비서실장으로 있던 박광식 전 광산구 비서실장이 캠프 선대본부장으로 합류한 사실도 지역 정가에서는 달갑게 보지 않고 있다. 박 전 비서실장이 과거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민 의원의 경선 상대는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전남지방우정청장,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을 역임한 김성진 후보와 정재혁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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