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시스템 공천 공언은 ‘말짱 도루묵’, 민형배 의원 말 한마디에 ‘영입 인재’ 여론조사?
입력: 2024.02.19 17:36 / 수정: 2024.02.19 17:36
민주당이 시스템 공천으로 불공정한 공천은 없다고 공언했으나 텃밭 광주지역에서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오명을 받는 지역에서 공당을 위한 공천이 아닌 개인의 기득권 정치 구도를 편성하는 사욕에서 비롯된 사천(私薦)이다는 지적이다./민주당
민주당이 시스템 공천으로 불공정한 공천은 없다고 공언했으나 텃밭 광주지역에서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오명을 받는 지역에서 공당을 위한 공천이 아닌 개인의 기득권 정치 구도를 편성하는 사욕에서 비롯된 사천(私薦)이다는 지적이다./민주당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시스템 공천으로 불공정한 공천은 없다고 공언했으나 텃밭 광주지역에서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오명을 받는 지역에서 공당을 위한 공천이 아닌 개인의 기득권 정치 구도를 편성하는 사욕에서 비롯된 사천(私薦)이다는 지적이다.

1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주말 광주 서구갑 지역에서 송갑석 현 의원을 배제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이날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 정은경 전남대 의대 교수와 국민의힘 하헌식 후보,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의 가상 대결로 진행됐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정 교수가 일정 부분 지지율을 확보한다면 전략공천을 전제로 한 영입 인재로 판세를 뒤엎을 심산으로 내다봤다.

특히 민주당이 공언한 정량평가, 정성평가 등 평가항목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공천이 아닌 낙하산 공천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밀실에서 합의된 후보자 추천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은 그 배후 인물로 민형배 의원을 지목하고 있다.

친명계로 알려진 광산을 민형배 의원은 앞서 발표된 경선 상대 후보로 15% 이상 지지율을 보이며 2~3위를 엎치락뒤치락한 후보 김성진, 최치현이 아닌 최하위 5% 안팎의 지지율에 머문 정재혁 예비후보가 경선 대진표에 올랐다. 김성진, 최치현 후보는 민 의원이 개입한 의혹을 제기했으며 이후 삭발식과 단식에 들어갔다. (<더팩트> 15일자보도 "민주당 광주 광산을 컷오프 후보들 강력 반발 …민형배 의원 비판" 참조)

지난 18일에는 광산을 지역 컷오프(경선 배제)된 후보 중 김성진 후보가 재심에서 구제받는다는 정보가 확산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 공관위가 광산을 지역 컷오프(경선 배제)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입장을 민 의원에게 전했더니, 민 의원이 '최치현은 다수의 권리당원을 확보하고 있고 상당 수가 자신을 이탈할 수 있어 최치현보다는 김성진 후보가 상대하기 쉽다.'는 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의 소식은 19일 오후 사실이 나타났다. 경선 배제됐던 김성진 후보가 민형배 의원, 정재혁 후보와 삼자 경선 후보로 발표됐다. 김성진 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꼼수공천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고 훼손됐던 광주정신을 다시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다수의 지역 정치인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서구 갑 지역에서 정은경 전대 의대 교수가 하헌식 후보, 이낙연 공동대표와 가상 대결을 전제로 한 여론조사도 "민 의원이 공천관리위원회에 정은경 교수를 추천해 여론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제한 뒤 "재선을 도전하는 의원이 벌써 기득권 정치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지난 제21대 총선에서 박시종 예비후보와 경선 투표에서 패배하는 아픔을 겪어야했다. 이 당시 민 의원은 상대 후보 측에서 신천지 교인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패배에 이르게 됐다며 중앙당에 재경선을 요구했고 민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던 현역 의원은 서구 갑 송갑석 의원으로 전해졌다.

송 의원의 힘을 보탠 민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인식될 만큼 재경선이 이뤄진 뒤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멀리건(골프용어)을 사용한 아마추어 의원으로 불린 그가 현재는 자신의 기득권 정치 구도를 위해 송 의원을 사지로 내몬 배신자로 낙인찍힌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민형배 의원이 구청장 시절부터 정치적 동반자로 행보를 함께한 강위원 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특보가 서구갑 예비후보로 출마한 것도 송 의원을 무너뜨릴 민 의원의 전략으로 비쳤다. 강 특보는 성추행 논란으로 후보자 적격심사가 늦어지자 당의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취지로 자진 사퇴했다.

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정은경 교수 부부와 상당히 친분이 있는 사람이 민 의원이다"며 "지난 주말 타당 후보들과 정은경 교수가 가상대결하는 여론조사가 진행될 때 정 교수에게 확인해보니 ‘민 의원이 수차례 정치 입문을 권유하기에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을 뿐이다.’는 입장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정은경 교수는 이날 현재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로 확인이 불가했다. 남편인 정모 전대 의대 흉부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너무 해프닝 같아서, 저희도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 황당하기는 했다"며 "정확하게 안 하기로 결정 내린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민형배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추천하고 그런 적 없다. 그분이 추천됐다는 말 자체가 금시초문이다"며 "추천 안 됐어요, 누가 지금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해명했다.

민 의원은 이어 "저는 송갑석 의원 지지자이다. 송갑석 의원한테 빚진 것도 있고 그동안 같이 활동해 왔고 그래서 송갑석 의원에게 무슨 불리하거나 해가 되거나 이런 일 있으면 아예 들여다보도 안 한다"고 전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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