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서 482조 유치
기초단체장 역대급 투자액 '성과' 거둬
이상일 용인시장./용인시 |
[더팩트ㅣ용인=유명식 기자] "직접 제안한 입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결정돼 정말 뿌듯합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19일 시청 집무실에서 <더팩트>와 만나 삼성전자가 360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추진 과정을 이렇게 설명하며 "용인시 지도가 바뀌는 획기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애초 삼성전자가 구상했던 곳은 처인구 이동·남사읍이 아니었다"면서 "모든 인맥을 동원해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 삼성전자가 동의해줬고 용산 대통령실, 정부 등과 기밀작전과도 같은 협의에 나서 일사천리로 매듭지었다"고 전했다.
그의 언급처럼 불과 1년 6개월여 사이 용인에는 482조 원에 달하는 '역대급' 투자계획이 쏟아졌다.
용인시의 1년 예산이 3조 2289억 원(2024년 본예산)임을 감안하면 150년 먹거리를 이 시장이 확보한 셈이다.
이 시장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년간 100조 유치를 이야기 했는데, 그 목표치를 기준으로 한다면 김 지사가 16년 이상 걸려야 해낼 투자를 단기간 유치한 것 아니냐"고 웃었다.
삼성전자는 360조 원을 들여 이동·남사읍 747만㎡(226만 평)에 이주자 택지를 포함한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조성한다. 애초 구상했던 반도체 생산라인(팹)도 5개에서 6개로 늘렸다.
SK하이닉스는 122조 원을 투자해 원삼면 415만㎡ 부지에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건설한다. 2025년 3월에 첫 번째 반도체 제조시설을 착공하겠다며 지난 5일에는 이 시장과 협약도 맺었다.
SK하이닉스는 공사 장비와 인력 등도 용인지역 내에서 조달하기로 해 지역경제에도 온기가 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은 "삼성, SK의 투자로 이동·남사읍에 150여 개, 원삼면에 50여 개에 이르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 팹리스(설계) 기업들이 따라 입주해 활동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반도체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성과를 일일이 열거하며 집무실에 걸어둔 용인시 지도 앞에서 알파벳 'L'자를 손으로 직접 그려 보이도 했다.
민선8기 핵심공약인 'L자형 반도체 생태계'를 목전에 뒀다는 자신감이다.
이 공약은 이동‧남사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과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기흥구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 등을 'L자형'으로 잇는 반도체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이 시장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용인시 'L자형 반도체 벨트' 구상./용인시 |
이 시장은 반도체 벨트를 연결할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에도 힘을 쏟고 있다.
화성 양감~용인 남사·원삼~안성 일죽 45km 구간에 고속도로를 놓겠다는 계획이다. 용인시의 건의를 받은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민간투자적격성 검토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신청했다. 결과는 이르면 7월쯤 나온다.
이 시장이 공들이는 '반도체 철도망'도 있다. 판교~여주를 오가는 경강선을 경기광주역에서 분기해 용인 처인구까지 37.97㎞를 연장하는 '경강선 연장'이다. 지난 6일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신규 사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경기도에 신청서를 냈다.
용인시와 경기광주시가 공동 용역을 통해 사업성을 조사한 결과 해당 노선의 비용 대비 편익(B/C)은 0.92로 나왔다.
이 시장은 "L자형 반도체 생태계를 반도체 고속도로가 떠받들고, 반도체 철도로 연결하면 그야말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성되는 것"이라며 "용인 르네상스가 드디어 꽃을 피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용인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며 "시민과 함께 꾸는 꿈이 현실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