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27명의 의원 중 22명에 대한 갑질 경험 및 목격"
천안시의회 "편향된 설문조사로 의회의 부정적 모습 극대화"
천안시청 공무원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천안시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과 개선사항, 갑질 현황 및 조사를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전달했다. / 천안시청공무원노조 |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천안시청공무원노조가 발표한 2023년 천안시의회 의정활동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시의회와 공무원노조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설문조사 항목 중 갑질조사 결과 27명의 시의원 중 22명의 이름이 거론됐다"며 시의원들의 갑질을 주장했고, 시의회는 "편향되게 작성된 설문조사 결과를 양당 도당에 전달한 것은 시의원들의 입과 귀를 막아달라는 또 다른 갑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천안시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과 개선사항, 갑질 현황 및 조사를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공무원 859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행정사무감사 102명, 시정질의 24명, 예산심의 20명, 조례 제‧개정 6명, 그 외 62명 등 214명의 공무원이 시의원의 갑질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특히 27명 시의원 중 22명의 시의원이 갑질로 언급됐으며, 2명의 의원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이런 결과를 천안시의회를 비롯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충남도당에 전달하며 갑질 행위자에 대한 조사와 처리를 요구했다.
천안시의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이번 설문조사를 "의회의 긍정적인 모습은 축소하고 부정적인 모습을 극대화해 독립기관인 의회를 멸시하는 모습에 유감을 표한다"며 "시의회를 비롯한 양당 도당에 결과를 전달한 것은 시의원들의 입과 귀를 막아달라는 또 다른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갑질 사례로 언급된 과도한 자료 요구는 의원 본연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시의회는 "시민을 대변하며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해 선출된 의원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과정 속에서 단순히 그 이전보다 요구하는 자료가 많다고 해서 공무원에 대해 갑질을 일삼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노조의 역할은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평가하는 곳이 아니다"며 "시민의 견제와 감시라는 축을 공무원노조의 잣대로 제지한다면 절대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hefactcc@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