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인철 민주당 예비후보, 광주시 부시장 재직 시 대규모 주식 투자 '잡음'
입력: 2024.02.15 11:12 / 수정: 2024.02.15 11:12

신생 법인 주식 21억 상당 매입…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
전문가 "특별한 투자 정보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광주 서구갑 예비후보가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시절 직무와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배우자 명의로 대량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광주시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광주 서구갑 예비후보가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시절 직무와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배우자 명의로 대량 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광주시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예비후보가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재직 시절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한 기업의 주식 21억 원어치를 배우자 명의로 취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잡음이 일고 있다.

공직자가 직무상 비밀 또는 소속 공공기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경우 이해충돌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조인철 문화경제부시장이 재직 중이던 지난 2020년 5월 21일 글로벌 투자 전문 회사이자 투자펀드 운용 및 기술 컨설팅, 액셀러레이터 전문기업 창업투자사인 엑센트리벤처스(엑센트리)와 인공지능 비즈니스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광주시와 엑스트리는 이후 10여 차례 더 협약을 체결했다.

엑센트리는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닷새만인 그해 5월 26일 사업자등록을 완료하고 5월 30일에는 '광주센터'를 개소했다.

또한 5개월여 뒤에는 '엑센트리로켓단'을 발족하고 2020년 11월 1기(부산)를 시작으로 2022년 11월 광주연구개발특구 액셀러레이팅 확산을 위한 12기 엑센트리로켓단 참여 기업을 모집할 정도로 확장세가 눈에 띄었다.

인크루트 채용 정보에 올라온 엑센트리의 기업 정보를 살펴보면 2018년 법인 설립 이후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2020년에는 자본금 9억 1925만 원, 매출액 9636만 원, 순이익은 -10억 원이었다.

1년 뒤인 2021년에는 자본금이 40억 원을 더한 49억 원으로 늘었고, 매출액도 14억 원이 껑충 뛰며 순이익이 3억 원 발생했다. 2022년에는 자본금이 약 3억 원이 증가했으나 매출액은 전년보다 5000만 원이 줄었고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3500만 원 증가했다.

조 예비후보가 엑센트리와 인연을 맺은 시기는 2020년 5월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다. 조 예비후보는 앞서 2019년 10월 30일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에 취임했다.

엑센트리 이사회 의장인 윤모 씨는 4차 산업, AI 관련 전문기업인 글로벌아이디씨의 대표이기도 하다. 글로벌아이디씨는 엑센트리가 소재한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OO길 OO'로 동일 건물에 주소를 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조 예비후보가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퇴임 전인 2022년 3월 재산 신고에서 엑센트리 윤 의장이 대표로 있는 글로벌아이디씨의 비상장 주식 6만 2500주를 배우자 명의로 취득한 사실이다.

글로벌아이디씨는 2021년 7월 9일 법인을 설립하고 액면가 1주당 500원씩 30만 2800주를 발행했다. 자본금은 1억 5000만 원이었으며 발행할 주식의 총수는 7000만 주로 한정했다. 주요 목적 사업은 금융지원서비스업과 기업 간 인수합병, 투자·경영컨설팅 서비스업이다.

조 예비후보의 배우자가 글로벌아이디씨 주식을 매입했다고 신고한 2022년 3월 이전에는 법인 설립이 채 1년도 안 된 글로벌아이디씨의 주식 공정 평가가 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주식의 공정거래가액이 산정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1주당 500원에 불과하고 공정거래가액이 산정되지 않은 신생 법인의 주식을 1주당 3만 3600원에 매입한 것도 의문이다. 법인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했다 하더라도 자본금 1억 5000만 원 미만인 법인의 주식을 20억 원어치(지분율 20%) 매입한 사실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20여 년 주식 투자를 담당했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정 평가 금액이 산정되지 않은 신생 법인의 주식을 수배에 달하는 고액을 주고 매입한 것은 법인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이 사례처럼 신생 법인의 자본금이 많지 않은 데다 지분율이 20%밖에 안 되는 줄 알고서도 주식을 매입했다면 관련 분야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특별한 투자 정보를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런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조 예비후보가 직무상 비밀 또는 소속 공공기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 취지에 비춰보면 조 예비후보가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재직 시절 4차 산업, AI 관련 업종에 대한 업무협약을 담당했고, 광주시에서 협약을 체결한 회사에 대한 투자를 할 것이라는 점, 나아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거나 광주시의 투자로 인해 회사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치와 상장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업무협약을 체결한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회사의 운영에 관여하거나 비상장 주식을 통해 수익을 얻었다면 이는 부패방지법 제86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예비후보는 <더팩트> 취재진에 "2001년경 매입한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현대아파트를 팔고 예금으로 둔 돈 등 20억 원으로 글로벌아이디씨 주식 6만 2500주를 배우자 명의로 매입했다"며 "2021년 당시에는 AI, 데이터센터, 융복합AI센터 설립 등이 화제였고 관련 주식이 잘 된다는 소식에 투자하게 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 직원들에게 엑센트리 기업 평가를 물어보면 외국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투자 등을 끌어낸 기업이란 말을 들었다"며 "현재는 주식 평가 금액이나 모든 것이 제로 상태로 알고 있다. 그 기업에 투자한 생각만 하면 답답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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