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신년 대담 여파…구미 공천 구도 바뀌나
입력: 2024.02.11 13:24 / 수정: 2024.02.11 13:24

양지만 쫓는 대통령실 참모들 비판 여론
대통령실 출신 후보자들 '교통정리' 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 대담 사전 녹화를 하고 있다. 신년 대담은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7일 오후 10시부터 KBS 1TV에서 100분간 방영됐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년 대담 사전 녹화를 하고 있다. 신년 대담은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7일 오후 10시부터 KBS 1TV에서 100분간 방영됐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구미=박성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KBS 신년 대담 이후 국민의힘의 구미지역 공천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인다.

1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오는 4월 총선에 대통령 참모진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용산 출신 참모들이 '양지(陽地)'만 쫓아다닌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대표적인 국민의힘의 양지인 영남권에도 다수의 참모 출신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경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양지만 찾아다니며 다선의 경력을 쌓아온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험지 출마 압박이 거세지면서 3선 김태호 의원이 현 지역구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을 떠나 경남 양산을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또 5선 서병수 의원 역시 부산진갑을 떠나 부산 북·강서갑으로 행선지를 바꿀 예정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당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에서도 수성갑 주호영 의원에 대해 당의 별도 요청이 있을지가 관심이다. 주 의원은 5선 의원으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면 국회의장으로 가장 강력하게 떠오를 인물로 분류된다.

다만 주 의원의 경우 서병수 의원과 김태호 의원처럼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는 마땅한 지역이 없다는 점, 여기에 의장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되어야 하고, 같은 당내에서도 정진석·서병수 의원과 같은 5선의 강력한 경쟁자를 뚫어야 하는 점 등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단, 당내 선거 전략으로 경쟁력 있는 다선의 중진 의원들을 당선권에 가까운 인근 지역으로 재배치하면서 의석수 확보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전략으로 대통령실 출신 후보자들에 대한 교통 정리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있었던 KBS 신년 대담에서 "(대통령실 출신 후보에 대한) 대통령실 후광은 없다. 참모 출신 후보들도 특혜를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해 국민의힘이 곧 이들 후보들에 대해 험지 출마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당선권이라고 할 수 있는 TK와 서울 강남 등 지역에 출마를 원하는 대통령실 출신 후보자들은 누구 할 것 없이 험지 출마 요구를 받을 것이라고 대구지역 국민의힘 전직 한 관계자는 내다봤다.

그는 "당의 이러한 움직임은 대구·경북 시도민의 '낙하산 인사 반대'와 '지역 인재 국회 입성'을 요구하는 지역의 목소리와도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경북에 출사표를 던진 대통령실 출신은 구미 강명구 예비후보, 허성우 예비후보, 김찬영 예비후보 외에 포항 이병훈 예비후보, 대구 전광삼 예비후보, 성은경 예비후보 등이 있다. 특히 구미가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출마하는 인원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행정관 중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가 남다른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지역 정가는 다른 후보들보다 최근까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다 내려온 강명구 예비후보를 주목한다. 실제로 일부 언론에서는 몇몇 후보들과 함께 지역 이동 가능성 후보에 그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구미 지역 정치권도 국민의힘이 그런 요구를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에게 한다면 강 예비후보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용산 출신 출마자들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모양만 살짝 변형됐지 일부 후보는 선거에 임하는 자세나 메시지 등을 통해 마치 전략공천을 받은 것처럼 행세하고 있어 지역민들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실이라는 꿀 같은 직장에 있다가 TK 지역에 공천을 신청하는 이른바 '대통령실을 팔아먹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팔아 출마헸던 이들을 빗댄 비난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들의 재배치는 단순한 교통정리가 아닌 수도권 선거를 포함해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기 위한 큰 틀에서의 분위기 전환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때문에 당연히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고, 그 희생에 앞서 대통령실 근무라는 아주 특별한 경험에 대한 보답을 당이 원하고 있는 만큼,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후보 자신이 깊은 고민과 함께 결심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당이 그러한 계획을 하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면접이 예정된 17일 전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 명절이 끝나면 본격적인 지역 행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의 발걸음도 가장 먼저 이들이 대거 출마한 TK 지역을 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특혜는 없다’는 발언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두고 보면 알 것’이라는 발언이 구미와 대구, 포항 지역 공천 구도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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