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제적 어려움·임신 상태 고려"
자기가 낳은 아기 2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한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의 30대 친모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자기가 낳은 아기 2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한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의 30대 친모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심 법원은 친모에게 영아살해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는 8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A 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순간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A 씨는 현재 임신 중인 상태로 다음 달 말 출산 예정이다.
재판부는 "분만 직후에 피해자들을 살해한 것이 아니라고 보여 영아살해죄가 아닌 살인죄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며 "피고인이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지만 범행 후의 정황 등을 보면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세 자녀를 키우며 피해자들까지 양육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해한 두 아이의 사체를 훼손하지 않은 점과 출산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2018년 11월과 이듬해 11월 출산한 아기를 살해한 뒤 시신을 수원 아파트 자택 냉장고에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감사원 자료를 토대로 A 씨의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경찰은 수사 초기에 A 씨의 남편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지만 그는 아내의 임신 사실 자체도 몰랐던 것으로 결론, 무혐의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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