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5일 만에 무단이탈…근본적 대책 마련 필요
박현국 봉화군수가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봉화군 |
[더팩트ㅣ봉화=이민 기자] 최근 가속화된 고령화로 농촌지역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을 도입했지만, 불법체류자가 꾸준히 발생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인구소멸 위기 지역인 경북 봉화군의 인구는 모두 3만 19명으로 농촌 인력난 또한 심각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봉화군은 지난해 예산 3억 6000여만 원을 들여 외국인 계절근로자 557명을 봉화군 농촌지역에 인력으로 제공했다. 이들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3개월에서 5개월의 체류기간 동안 지역의 농촌에서 일하고 인건비를 벌어 고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입국 5일 만에 무단이탈자가 나왔고, 1달 간격으로 무단이탈자가 속출하며 지난해 11월 14일 체류기간 만료일 기준 모두 15명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베트남 하남성 출신이 7명, 캄보디아 캄포츠낭 출신이 8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봉화군은 예산 3억 6000여만 원을 들여 외국인 계절근로자 557명을 입국시켰다./봉화군 |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의 한 관계자는 "통역 및 관리자가 있어도 이들의 무단이탈을 막지 못하는 게 행정의 한계다"고 털어놨다.
봉화군 담당자는 "군청에서 이들의 무단이탈을 확인해도 사법권이 없고,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해도 외사과 소관이라며 미온적으로 대처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안동대학교에 마련된 출입국관리사무소도 조사과에서 현황 파악만 하는 정도"라며 출입국 관리 실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 법무부도 캄보디아 한 지역 출신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무단이탈을 하자 선발에서 제외하라는 공문을 각 지자체에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농민단체 관계자는 "농촌 인력난 해소를 위해 데려온 외국인근로자가 결국엔 혈세를 써서 불법체류자를 양성하는 꼴이 됐다"며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봉화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 예산을 지난해 3억 6000여만 원에서 올해 5억 6000여만 원으로 대폭 증액해 근로자 수도 557명에서 635명으로 늘렸다. 또 예산 50억 원을 들여 폐교된 봉성중학교를 매입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위한 기숙사와 식당 등이 설치되는 농촌일자리중개센터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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