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비난 글을 올려 긴급체포당한 4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광주에 거주하고 있던 남성을 제주까지 이첩한 경찰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풀어줬지만 해당 남성은 지갑조차 챙기지 못하고 연고가 없는 제주도에 고립됐다. 사진은 오픈채팅방에서 해당 남성이 올린 글./ 제보자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비난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긴급체포된 4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해당 남성은 5일 오전 1시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풀려났지만 휴대폰도 되돌려 받지 못하고 긴급체포 당시 지갑 등을 챙기지 못해 제주도에서 고립무원의 상태가 됐다. 현재 남성은 한 시민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 단체의 SNS 채팅방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광주 방문 소식을 접한 이 남성은 지난 1일 오후에 한 언론사의 기사 ’광주경찰, 4일 한동훈 광주방문 경호 대폭 강화‘라는 기사를 올리고 ’한동훈이 xx 내일 광주경찰청 오면 xxx‘라는 글을 올렸다.

남성이 올린 글의 내용으로는 구체적인 범행 방안이나 준비된 계획도 없는, 지지자들과 함께 하는 화풀이 정도의 글로 읽힐 수 있다.

한 때 채팅방에서 활동했던 A 씨는 해당 인물에 대해 "그 사람은 매우 순수한 사람이다. 자기 주장이 없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가지고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요령이나 전략⋅계획을 짤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면서 "푸념 한 마디 한 것으로 긴급체포한 것은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해당 채팅방은 폐쇄형으로 운영돼 다른 회원의 초대 없이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남성이 지난 1일 글을 올렸을 당시 경찰이 어떻게 내용을 확인하고 대응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같은 채팅방에 있는 B 씨는 "해당 방은 상대방을 초대하는 방으로 링크를 공유해서 들어가는 방식이라 아무나 회원을 받지 않는다"며 "한 비대위원장이 장관 시절 휴대폰을 분실했다는 말 한마디에 강력계 형사들이 총출동한 것이 생각나면서 경찰이 과잉 충성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재 사건은 광주경찰청에서 제주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제주경찰청은 해당 첩보를 제주도민에 의해 신고받은 사항으로 신고를 접수한 경찰청에서 수사하기로 되어 있는 원칙에 따라 사건을 이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바로 풀어줘야 해서 새벽 1시임에도 조치를 했던 것"이라면서 "제주도 상황을 감안하여 귀가 조치에 대해 고민했는데 다행이 지역에 남성의 지인이 있어 인계한 사항이다"고 말했다.

이어 "폐쇄형 방을 경찰이 사찰한 것이 아닌 112 문자신고에 채팅방 내용이 포함되었고, 최초 수사 착수를 제주청에서 하고 신병만 공조 요청해서 광주청에서 인계받은 것"이라며 "제주경찰은 모든 수사절차에서 어떠한 인권 침해도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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