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지표상 이준석 신당이 더 위협적…이낙연 신당 대구‧경북에서 오히려 지지율 높아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 창당 추진에 민주당 텃밭 호남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신당의 호남 파급력에 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심각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지는 않지만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 여론조사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
4일 광주 남도일보가 보도한 전국 여론조사(1일~2일 양일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 조사자는 무선 무작위 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 100%로 진행. 응답률은 2.2%, 표본오차는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이준석 신당은 10%, 이낙연 신당은 6%를 기록했다. 오차 범위 내 각축이지만 지지층의 지형을 들여다보면 지지의 정치적 성향에 차이가 드러난다.
이준석 신당 지지층은 국정수행 부정 평가층(1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이낙연 신당 지지층은 국정수행 평가에서는 차이가 없고 서울과 대구‧경북에서 높게 조사됐다.
이 지표대로라면 민주당 입장에선 이낙연 신당 보다는 이준석 신당이 더 위협적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4%, 무당층 23%가 이준석 신당에 유입된다는 추가 지표들과 함께 분석해본다면 민주당의 확장성에 이준석 신당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전망해볼 수 있다.
이낙연 신당의 지지율이 보수의 터밭인 대구‧경북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은 이낙연 신당 지지층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지표다. 이 전 총리 스스로 ‘나는 뼛속까지 민주당이다"는 표현을 즐겨 썼던 것과는 달리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지지열기가 뜨겁지 않다는 얘기다.
지역 정가는 이준석의 정치행보가 ‘반윤’ 프레임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이 전 총리는 오히려 ‘반명’을 앞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윤 정권에 호의적이지 않은 민주당 텃밭 민심이 이 전 총리의 행보를 아직은 마뜩찮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전 총리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구체화될 무렵 문을 연 일부 이낙연(NY) 지지 SNS 플랫폼은 이재명 대표를 비난하는 글들이 넘쳤다. 이 대표가 피습당한 날에도 ‘아직 안 죽어버렸다’ ‘1센치 열상이다’ ‘천벌을 받았다’ 등등 극렬 보수를 방불케 하는 게시 글 들이 잇따라 파문이 일기도 했다.
반면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피습을 자작극이라 유포하는 극우 유튜브를 향해 "부끄러운 보수의 모습" 이라고 일갈했다.
현재로선 창당 움직임에서도 이준석 신당이 앞서가고 있다. 국민의힘 2030 당원들의 탈당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신당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당 참여를 타진한 현역의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이낙연 신당 창당 움직임은 힘이 실리지 않는 느낌이다. 이 전 총리 스스로 "고무신 찍어내듯이 될 일은 아니다"고 신중 모드를 취하고 있다. 호남에서 큰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게 원인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역정가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신을 무당 층이라 밝힌 고교 교사 A씨(광주 계림동) 는 "시대정신을 바라보는 입장과 개혁 의지가 신당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권리당원인 B씨(광주 서구 지역위원회)는 "신당의 성패는 신당 스스로의 노력 보다는 오히려 민주당이 앞으로 얼마나 쇄신의 모습을 보여 주냐에 달려있지 않겠냐"고 진단했다.
민주당 텃밭에 몰려오는 신당의 먹구름이 폭우로 쏟아질지, 아니면 실비에 그칠지, 호남의 정치기상도는 아직은 예단할 수 없다. 4‧10 총선이 그 답을 내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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