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해 고려인마을 정착 동포 난민들, 우크라이나 유턴 늘어
입력: 2023.12.11 11:54 / 수정: 2023.12.11 11:54

열악한 주거·일용직 고단한 삶에 국적 취득도 힘들어
현지에 남아 내년 농사 준비하는 자녀들이 귀환 요청


전쟁의 참화를 피해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동포 난민들이 다시 우크라이나로 귀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열악한 주거, 일용 노동직의 고단한 삶, 영구정착 국적 취득의 어려움 등으로 유턴을 결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인마을
전쟁의 참화를 피해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동포 난민들이 다시 우크라이나로 귀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열악한 주거, 일용 노동직의 고단한 삶, 영구정착 국적 취득의 어려움 등으로 유턴을 결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인마을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광주고려인마을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폴란드 난민센터에 머물다 그해 6월 국내로 입국,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 동포 신 발레리아(55)·고 알렉산드르(57세) 씨 부부가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고 11일 밝혔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지난 7일 고려인종합지원센터를 찾은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 신 발레리아 씨는 그동안 도움 준 신조야 대표와 마을지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후 작별 인사를 했다.

이들이 다시 귀환에 나선 것은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아들과 딸이 내년 농사를 위해 빨리 돌아올 것을 거듭 요청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 씨 부부는 우크라이나 남부 곡창지대 미콜라이우 출신으로 양파와 토마토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자녀들은 전쟁이 발발하자 부모를 폴란드로 피신시켰다.

30대인 자녀들은 젊다는 이유로 피신할 수 없어 고향에 머물렀다.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마을에 떨어지는 포탄도 뜸해지자 내년 농사를 준비해야 할 상황이 됐다.

우크라이나에 남은 가족들은 겨울 비닐하우스도 치고 모종을 해야 하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한국으로 피신한 부모를 불러들이고 있다.

귀환을 망설이던 신 씨 부부는 마침내 결심했다. 낯선 조상의 땅에서의 삶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비좁은 원룸 주거시설, 국적 취득도 어렵고, 일용직의 고단한 삶이 영구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 이들은 불안한 전쟁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마음 편하게 농사를 지으며 자녀들과 함께 사는 것이 낫겠다는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인마을에는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 동포 500여 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고려인마을이 지원한 항공권을 받아 입국한 후 국내에 정착한 900여 명 중 일부다. 처음 광주에 정착했지만 많은 수가 부족한 일자리로 인해 타지로 떠났다.

남아있는 일부도 한국 생활의 고단함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것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두고 온 농토와 넓은 집, 태어나 자란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한몫하고 있다.

forthetru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