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년 만에 보수…당시 자재 재사용
세계유산 남한산성 봉암성 전경 |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는 세계유산 남한산성 외성(봉암성) 보수 공사를 마치고 다시 개방했다고 1일 밝혔다.
남한산성은 크게 본성과 외성으로 구분하는데 1624년(인조 2) 급격히 세력을 키우던 후금의 침략에 대비해 쌓은 성이(길이 9.05㎞) 본성이다. 외성은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 방어의 취약점을 보완하고자 1686년(숙종 12) 남한산성 본성 동쪽에 새로 쌓았다.
외성은 봉암성이라고도 부르는데, 길이 2120m, 암문(적이 알지 못하게 만드는 비밀 출입구) 4곳, 포루(포를 쏠 수 있게 견고하게 만든 시설) 2곳, 치(성벽의 일부를 밖으로 돌출시켜 성벽으로 접근하는 적을 입체적으로 공격하는 시설) 1곳으로 이뤄졌다.
외성은 처음 성을 쌓은 이후 300여 년 동안 방치돼 대부분 허물어지고 흔적만 남아 있었다.
남한산성센터는 세계유산 남한산성의 가치와 진정성, 완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2022년 6월 보수 공사에 나서 지난달 30일 마무리했다.
남한산성센터는 국내 문화유산 보수 공사에서는 드물게 처음 성을 쌓았을 당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성돌, 기와, 전돌 등의 자재를 발굴하고 채집해 보수공사에 재사용했다.
훼손이 심해 원형을 알 수 없는 구간은 현 상황 그대로 최소한만 보수해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 원칙을 준수하기도 했다.
남한산성센터는 전체 2.1㎞ 가운데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는 약 200m 구간에서 여장(성곽에서 적의 공격을 막거나 적을 공격하기 위해 성 위에 낮게 쌓은 담) 50타, 암문 2곳, 치 1곳, 성벽 6곳 등을 보수했다.
김천광 남한산성센터소장은 "이번 공사에서 외성 전 구간의 식생 정비도 함께해 앞으로 보수 기초자료 확보를 위한 측량, 설계 등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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