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유명 관광지 경관 해치는 주민숙원사업으로 주민 갈등
입력: 2023.12.01 09:00 / 수정: 2023.12.01 09:00

-해당 장소 군산시의회 소속 의원 등이 불법 점유해 사용 중
-시, 불법 적재물 등을 가리기 위해서 사업 추진 논란


군산시가 전국 찾아가 볼 만한 등대에 선정된 선유도 기도등대 옆에 주민숙원사업 항목으로 공사장 가림막으로 사용되는 철판 펜스 대규모 설치 예정이다. /군산=이경민 기자
군산시가 전국 찾아가 볼 만한 등대에 선정된 선유도 기도등대 옆에 '주민숙원사업' 항목으로 공사장 가림막으로 사용되는 철판 펜스 대규모 설치 예정이다. /군산=이경민 기자

[더팩트 | 군산=이경민 기자] 전북 군산시가 유명 관광지인 선유도에 주민숙원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지방어항 시설개선을 추진하는데 오히려 일부 어민들은 이 사업이 경관을 훼손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사업 장소도 논란이다.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기초의원이 수년간 불법 컨테이너를 적재해 사유지처럼 사용해 왔는데, 시설개선이 완공되면 이 불법 점유지가 더 요새화되는 모양새다.

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군산시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선유도 기도등대 옆에 통상 건축 공사장 가림막으로 사용되는 EGI 펜스를 2m 높이로 500평 규모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명칭은 ‘선유3구 지방어항 시설개선사업’으로 특별조정교부금으로 추진되며, 군산시가 4300만 원을 먼저 집행한 뒤 전북도에 청구할 계획이다.

논란은 해당 사업의 장소와 타당성이다.

실제 인근 지자체에서 추진되는 지방어항 시설개선사업은 어민의 소득 증대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지만, 해당 사업은 시가 어떤 검증 절차를 거쳐 주민숙원사업으로 결정했는지 어민들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민 A 씨는 "공사장 가림막으로 사용되는 철판이 방파제에 들어서면 경관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어업에 방해가 된다. 오히려 전국 찾아가 볼 만한 등대에 선정된 선유도 기도등대를 찾은 관광객이 발걸음을 돌리게 되는데 어떤 어민들이 이 엉터리 사업에 동의 하겠냐?"면서 "어떻게 이 사업이 주민숙원사업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상 주민들이 반대하는 시설물 사업은 시의회 예산 심의에서 걸러져야 하는데, 이 사업이 완공되면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이 다름 아닌 군산시의회 소속 S 예산결산특별위원장으로 전해졌다.

S 위원장은 이곳 지역구를 기반으로 3번 당선된 시의원으로, 해당 장소에서 어업 활동을 하다 현재는 조카가 어업을 대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 위원장 등이 선유도 기도등대(오른쪽 아래) 옆에 불법 적재한 야적물과 컨테이너. /군산=이경민 기자
S 위원장 등이 선유도 기도등대(오른쪽 아래) 옆에 불법 적재한 야적물과 컨테이너. /군산=이경민 기자

어민 A 씨에 따르면 S 위원장은 이곳에 수년 전부터 어구 적재 및 불법 컨테이너를 설치해 가장 큰 면적을 사유지처럼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어민들이 해당 불법 여부에 대해 군산시에 강력하게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어민들은 상위 기관까지 방문해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에 따라 현재 공사가 일시 중지된 상태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 장소는 평소 어민 몇 명이 불법으로 어구를 적재해서 사용하고 있어서, 이것들을 가리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S 위원장의 컨테이너를 포함해 불법으로 야적된 어구 등은 치우라고 어촌계에 통보하겠다"라고 말했다.

S 위원장은 "안 그래도 공무원이 ‘컨테이너가 의원님 소유냐’라고 물어봐서, 치우겠다고 답변했다. 적재나 야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현재는 조카가 사용하고 있지만 내가 원상 복귀시키겠다"고 해명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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