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절차 등 시간 지체…10월→내년 상반기
피라미드 모양 종각 건립해 '랜드마크' 기대
충북 진천의 성종사에 보관 중인 '천안시민의 종'의 재설치 사업이 또다시 연기됐다. 사진은 동남구청사에 설치됐었던 '천안시민의 종' 모습. / 천안시 |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2024년 새해에도 천안시민의 종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할 전망이다.
천안시는 28일 천안시민의 종 이전 설치 사업이 2024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천안시민의 종 이전 설치 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시는 지난 2017년 동남구청사 복합개발 사업으로 철거돼 매년 400만 원의 임대료를 내고 충북 진천 성종사에 종을 보관하고 있다.
이에 시는 2020년 1월부터 '천안시민의 종' 재설치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여론을 수렴했다. 당시 1644명이 조사에 참여해 재설치 찬성 1092명, 반대 552명으로 참여자의 66%가 재설치에 찬성하며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후 시는 설치 장소, 예산 등을 자세히 검토한 끝에 2022년 천안시청을 최종 설치 장소로 정하고 2023년 10월까지 이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시계획실시인가 등 행정 절차와 종각 디자인 선정을 두고 시간이 지체되면서 최근에서야 공유재산 심의를 완료하는 등 연내 완공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예산도 애초 계획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2022년 시는 종각 이전에 10억 원 내외의 예산이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시는 이번 사업을 랜드마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 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중 신규 조형물 제작·설치에 13억 원, 건축공사에 4억 원, 기존 조형물 이전 수리에 9680만 원이 사용된다. 특히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신규 조형물 제작·설치는 피라미드 모양의 종각으로 전통 양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천안시민의 종 현판 표기가 영문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시는 시민의 종이 설치될 천안시청 일원이 흥타령춤축제, 빵빵데이 등 각종 축제가 개최됨에 따라 외국인 방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현판을 영어로 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시 관계자는 "새롭게 건립될 천안시민의 종은 천안시청 일원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며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안시민의 종은 2005년 13억 4400만 원을 들여 천안 동남구청사 부지에 높이 2.88m, 무게 18.45톤으로 건립돼 새해맞이, 삼일절, 광복절, 시민의 날 등 주요 행사에서 타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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