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4000만 원…"나보다 어려운 이웃 위해 써주세요"
입력: 2023.11.23 10:09 / 수정: 2023.11.23 10:09

익명의 기초생활수급자, 정읍시 연지동 주민센터에 4000만 원 기탁

넉넉지 않은 형편에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익명의 기초생활수급자가 22일 전북 정읍시 연지동 주민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4000만 원의 성금을 기탁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 정읍시
넉넉지 않은 형편에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익명의 기초생활수급자가 22일 전북 정읍시 연지동 주민센터를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4000만 원의 성금을 기탁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 정읍시

[더팩트 | 정읍 = 곽시형 기자] "좋은 마음으로 조용히 선행을 베풀고 싶습니다. 저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

22일 오전 10시쯤 전북 정읍시 연지동 주민센터. 일상적인 민원 업무를 보던 시민들 사이로 한 노인이 복지팀 직원에게 다가왔다.

노인은 가슴에 숨기고 있던 하얀 봉투를 꺼내 직원에게 건넸다. 봉투에는 담담한 글씨체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노인은 직원에게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직원은 봉투 안에 든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1000만 원짜리 수표 4장이 들어있었던 것. 기부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넉넉지 않은 형편에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직원들은 기부자 자택에 찾아가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기부자는 "혼자 살면서 돈을 쓸 일이 크게 없어 조금씩 모았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어 기부를 결정했다"며 "떠뜰썩하지 않게 조용히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명석 연지동 동장은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또 다른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기부자의 뜻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성금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탁된 성금은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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