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병원 과실 주장, 병원측 고령의 대장 염증이 원인 주장
유족 대장 조직검사 후 천공, 병원 측의 과실에 의한 의료사고
오산시 A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의료사고로 별세하신 억울한 사연을 소개하고 있는 유족/김태호 기자 |
[더팩트ㅣ오산=김태호 기자] "정말 건강하셨는데 내시경 시술 때문에 잘못 되실 줄 몰랐습니다."
80대 남성이 잦은 설사 증상으로 경기 오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내시경 도중 천공이 발생, 상태가 악화해 숨져 유가족이 반발하고 있다.
23일 유족에 따르면 김모(88)씨는 잦은 설사로 인해 지난해 11월24일부터 지난 6월4일까지 6개월여 동안 오산시 A병원에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았다.
지난 5월 24일에는 A 병원 담당 내과 의사가 대장 내시경을 통해 조직 검사를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장벽에 구멍(천공)이 발생했다고 한다. 김씨는 천공이 발생한 이후에도 10여일 간 무려 4차례나 반복적인 내시경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담당의사 B씨는 첫 시술 다음날 "환자가 지속적으로 설사를 하니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내렸다고 유족은 전했다. 5일 뒤에는 "항생제 치료를 했는데 궤양이 심해지고 오히려 구멍의 깊이가 깊어졌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씨가 호전되지 않고 상태가 악화하자 의사 B씨는 뒤늦게 "자신의 책임이 있으니 수원지역 대학병원을 소개해 주겠다"고 유족에게 제안했다고 한다. 천공이 생긴 지 11일 만이었다.
김씨는 6월 4일 밤 급성 복막염, 패혈성 쇼크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B씨가 소개한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다.
당시 수술을 집도한 이 대학병원 의사는 "김씨에게 천공이 발생했을 때 (초기에)빨리 우리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김씨는 수술 뒤 "더이상 손 쓸 방법이 없다"는 병원 측의 말을 듣고 퇴원, 요양병원에 머물다 8월12일 숨졌다.
유족은 오산 A병원 측의 과실에 의한 의료사고라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김씨에게 천공이 발생하고 상태가 악화돼 수술을 요청했으나 고령이라 마취와 수술부위 회복에 자신이 없다고 A병원 의사는 말했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권해 따랐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에 대해 오산 A병원 관계자는 "당시 환자에게 내시경을 3번을 실시했으며 특히 환자에게 2차례 대학병원 전원을 요청했으나 싫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또 "유족의 주장과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김씨를 진료했던 담당 의사는 갑자스럽게 A병원을 그만둔 상태다. <더팩트>는 A 병원 측에 해당 의사의 의견을 달라 수 차례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
vv830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