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도시성장 수요 맞춰 광주 남구 대촌동 일대 그린벨트 재검토 필요”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장관은 "시민의 꿈을 일궈내야 할 정치가 제역할믈 못하니까 시민들이 답답해한다"고 말하며 "증오의 정치, 진영의 정치가 아닌, 민생을 살피는 정치 복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광주=나윤상 기자 |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선거가 맹탕이다. 광주 유권자들이 느끼는 불만이다. 지역발전 전략이나 정책은 실종되고 ‘반윤 정서’나 ‘친명 팔이’에만 기댄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풍토 속에서 무게감 있는 프로필을 배경으로 차별화된 역량을 유권자들에게 선보이는 일은 수월하지가 않다.
광주 동남갑 총선 출마예정자인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요즘 고민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총리실, 보건복지부 등 굵직한 부처의 고위직을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내고 지난 해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노형욱 출마예정자를 <더팩트>가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제‧국토교통연구소’가 정책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지역 경영과 관련된 주제들을 토론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광주의 먹고 사는 문제, 미래 먹거리들과 관련된 주제로 시민들을 만나고, 전문가들과 함께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된다.
일주일에 한 서너 차례 토론회를 연다. 최근에는 남구의 교통현안에 대해 토론했다. 광주광역철도 1차선 경로 운행과 2호선 3단계 그 두 가지를 연계하는 게 남구의 현안이다. 또 현재 공사 중인 지하철이 완공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백운광장 교통정체가 심각하다. 그래서 AI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교통정체를 줄이는 방안을 시뮬레이션 해보니까 정체가 15% 정도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 벨리 정상화와 관련된 주제 토론도 했다. 현재 기업들이 잘 오지 않는 난제를 안고 있다. 기업유치 문제, 에너지 벨리를 중심으로 나주 혁신도시와의 상생발전을 찾는 과제를 두고 토론을 했다.
노형욱 전 장관은 경제국토교통연구소를 차리고 광주의 미래먹거리 만들기를 대주제로 일주일에 2~3차례씩 시민,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있다./광주=나윤상 기자 |
- 작금의 시대적 관점에서 ‘정치 혁신’은 무엇을 뜻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사회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비췄을 때, 정치가 작동되는 제도가 이 변화에 맞춰가지 못하고 있다. 몸은 성인이 됐는데 새 옷을 갈아입지 못한 형국이다.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다양한 부문의 제도를 고쳐 국가를 개조하는 과제가 정치에 주어져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치 본연의 기능은 사라지고 싸움만 난무한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진영간 치열한 대립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국민과 함께 미래의 꿈을 찾아봐야 하는데 비생산적인 정쟁으로 날을 새고 있는 게 답답하고 아쉽다.
호남은 사실상 본선은 없고 민주당 경선만 있다. 경선도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 현장 활동을 해보니까 정치 신인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프랭카드를 걸어도 다섯 시간이 지나면 뜯긴다. 경선기간도 너무 길다는 느낌이 든다. 유권자도 피곤하고 후보도 피곤할 일이다.
-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민간 영역에서도 좋은 기회가 많을 성 싶은데 굳이 정치를 택한 이유는?
평범한 삶 선택할 기회가 없진 않았다. 대학과 민간기업에서 요청도 많았다. 광주는 추억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남구에 살면서 무진중학교와 광주일고를 졸업했다. 남구는 지금도 여전히 낙후된 곳이 많다. 특히 내가 다니던 중학교 인근은 아직도 40~50년 전 모습 그대로다.
광주에서 자라 36년 동안 공직생활을 별 탈 없이 마쳤다. 큰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고 싶다. 광주는 지금 쌓인 문제들이 많다. 그러나 정치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갈증만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며 예산을 편성할 때, 또 장관 재임 시에 보면 예산편성의 격차가 크다. 지방소멸 시대라고 하지만 넋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부울경이 광역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로 대응하고 있고, 다른 광역지자체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주도 전남북과 함께 초광역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이렇게 할 일이 너무 많지만 결국 정치를 통하지 않고서는 답을 마련할 수가 없지 않는가. 정치에 나서기로 결심을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노형욱 전 장관은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논란에 대해 "원희룡 장관이 간단한 문제를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하며 "장관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광주=나윤상 기자 |
-문재인 정부 국토교통부장관을 지낸 경험에서 양평고속도로 논란을 어떻게 보는지?
원희룡 장관이 사실상 간단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2017년 계획이 수립돼 5~6년 동안 문제없이 진행됐다. 예타 심사만 2년 걸렸다. 그런데 새 정부 들어서고 두 달 만에 노선이 바뀌었다. 야당으로선 당연히 문제제기를 할 사안이다.
원안대로 가든, 개선안을 찾든 투명한 검증을 통해 사실관계를 밝히면 된다. 그런데 장관이 갑자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정치적으로 복잡한 문제로 확대시켰다. 해명조차도 자주 바뀐다. 국민 의혹의 눈길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공적 검증 과정을 거치면 된다. 그러나 시간만 끌고 있다.
내가 장관이라면 국만들에게 사과하고 원안대로 다시 추진하겠다. 이대로 시간을 끌면 혈세도 낭비되고 해당 주민들만 고통을 겪는다.
- 출마가 예정된 지역구의 현안은?
에너지 밸리 활성화가 당면 과제다. 지금 분양유치가 원활하지 않다. 나주 혁신도시와 연계 광주‧전남 상생발전 전략으로 풀어야 한다. 광주~나주 광역철도를 효천역으로 연결하면 광주 도시철도 2호선 3단계 공사 지연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효천역 인근에 스마트 도시를 조성하면 광주시는 물론 남구 발전의 획기적 모멘텀이 될 것이다.
교육특구 활성화문제, 재건축‧재개발 문제 등 각 지역별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주민들의 웰빙 요구를 충족하는 인프라도 많이 부족하다.
다양한 사업들을 위해서는 부지가 필요한데, 이런 관점에서 대촌동 일대 넓은 그린벨트 지역도 재검토해야 된다고 본다. 도시 난개발을 막는 그린벨트의 효용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자체 그린벨트 총량은 유지해야 하지만 도시성장에 꼭 필요하다면 그린벨트를 무조건 묶어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시민들과 함께 깊이 있게 고민해봐야 될 문제라고 본다.
노형욱 전 장관은 "급변하는 도시 성장 수요에 맞춰 광주 남구 대촌동 일대 넓은 그린벨트를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광주=나윤상 기자 |
-본인이 생각하는 타 후보들과의 차별성은?
36년간의 공직생활 경험이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국가 주요 사업들을 추진했던 경험은 물론 중앙부처 네트워크도 나름의 자산이라고 본다. 기재부에서 예산도 다뤘고, 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한 업무체험도 많았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타 후보군들과의 가장 큰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 해병대 장교 시절에도 풀어야 할 문제가 있으면 몸을 던져 과업을 수행했다. 단순히 몇 선을 했다는 경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하다.
광주공항 이전 문제가 제기된 지 20여 년이 넘었지만 전혀 진척된 게 없다. 광주와 전남의 정치가 그만큼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혐오의 정치, 진영의 정치가 아닌, 실용정치를 복원하고 싶다. 국민 생존의 문제를 가지고 정치가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실종됐다.
이 때문에 제대로 일하고,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런 민생정치가 필요한 시대이다.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임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의 먹고 사는 문제 해결,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등 현안이 지역사회에 쌓여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정치를 통해 해소되지 않으니까 시민들이 답답해한다. 이런 답답함을 풀어낼 수 있는 정치인, 시민들과 함께 지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농부가 부리는 우직한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제 진정성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답답한 정치에 절망만 하지 마시고 좋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일에 꼭 참여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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