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상복많은 회사요? 인복이 많다보니 상은 절로 들어오더라고요"
입력: 2023.11.21 16:01 / 수정: 2023.11.21 16:01

영천 팥앙금 제조업체 태산, 국가생산성대상 2회 수상
'영천의 삼성'이라 불리는 복지로 직원들 만족도 높아


허광옥(가운데) 태산 대표가 경북 영천시 작업장에서 직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허광옥(가운데) 태산 대표가 경북 영천시 작업장에서 직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더팩트ㅣ영천=김채은 기자] 경북 영천시에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팥앙금 전문제조업체 태산(대표 허광옥)이 지난달 31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부터 국가생산성대상을 받았다. 2019년 수상 이래 두 번째 수상으로 경북 지역에서 두 번째 수상은 태산이 처음이다.

국가생산성대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행사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기업과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국내 최고권위의 상이다. 그만큼 선정절차도 까다롭다. 태산의 경우 3년 간 매출 40% 증가, 영업이익 100% 증가했고 재무제표와 공정한 채용, 복지 등 기업의 필수적인 경영방침인 ESG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허광옥 태산 대표는 "코로나19 상황 때도 직원들과 합세해 매출 증대는 물론 기업 성장까지 이룰 수 있었다"며 "지역과 공생하고 직원 복지가 곧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을 안 덕에 상을 연달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94년 영천에서 문을 연 태산은 팥앙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지난해 552만 달러 수출에 매출은 220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제품 설비 투자와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경북도 에너지 효율대상, 청정에너지 보급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영천시 스타기업 선정, 국가생산성대상을 수상한 이래 이듬해인 2020년 5월에는 전국 최초로 제조업계 주 4일제를 시행해 지역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목표 달성에 따른 성과급도 지급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근무 의욕이 높은 데다 20년 넘은 노동조합이 자진 해산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영천의 삼성'이라고 불리는 복지

태산의 입지는 단순 매출 신장에서만 나온 게 아니다. 수도권 동일 업종과 비교해 연봉 차이도 없는 데다 지역 출신 인재를 85% 이상 채용하고 있다. 사업과 특산품을 연계하는 등 원자재를 지역에서 구매해 지역 농가 소득 증진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0년 시행한 주 4일제를 이어가고도 꾸준한 매출신장을 기록한 탓에 직원 복지도 지역 최고 수준이다.

전 직원이 해외연수는 물론 법인 리조트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에 전 직원이 이탈리아로 연수를 떠난데 이어 올해는 일본으로 연수를 떠난다. 직원의 24%를 동남아 출신 노동자로 고용하고 있는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광옥 대표가 인터뷰에 응히고 있다./영천=김채은 기자
허광옥 대표가 인터뷰에 응히고 있다./영천=김채은 기자

◇외국인 직원 전원 근속 10년

외국인 근로자가 입사를 위해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는 것도 이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외국인의 경우 취업비자 최장 체류 기간이 10년인데 이곳에서는 비자가 만료되면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입사해 외국인 직원 100%가 10년 근속 근무를 채운다.

필리핀 노동자 노엘(36) 씨는 "기숙사와 기본적인 생활비를 전액 회사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본국으로 300만 원 이상 송금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성과급도 차별없이 지급해서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서 ‘코리안 드림’으로 불리는 등 본국에서 건물주가 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태산에서 생산한 모찌./영천=김채은 기자
태산에서 생산한 모찌./영천=김채은 기자

◇팥제품 먹거리 사업 진출도 '순풍'

팥앙금 제조업으로 30년 가까이 쌓은 기술 노하우로 태산은 올해 일본의 만쥬나 모찌류 같은 먹거리 사업에도 진출한다. 유명 제과업체와 대기업 등 150개 업체에 납품한 이력을 바탕으로 경주 ‘황남빵’이나 일본 도쿄의 ‘도쿄바나나빵’ 같은 지역 명물을 생산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미 올해 6월 자동화 설비가 구축돼 내년부터 모찌, 찰바, 만쥬 같은 제품군 100여 가지를 출시한다.

허 대표는 "일본의 유명 전통 먹거리와 기술 제휴를 통해 자본까지 투자받아 경쟁력 있는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30년 기술과 경쟁력을 갖춰 모방할 수 없는 제품을 생산해 지역 대표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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