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순찰차 타고 오는 수험생, 수험생 기분 체험하러 온 고등학생도
한 학생이 선생님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시험장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대구=김채은 기자 |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파이팅... 파이팅!", "핫팩 가져가세요~", "멋지다"
16일 대구광역시 24지구 제19 시험장인 대구 남구에 위치한 대구고등학교 앞은 선생님과 후배, 자원봉사단체의 응원행렬로 활기를 띠었다. 오전 7시부터 조끼와 마스크, 핫팩과 초콜릿이 든 가방을 들고 수험생들을 기다릴 준비를 하는 이들의 표정도 상기돼 있었다.
대구남부경찰서 이동렬 경비교통과장과 경찰들이 수험생을 응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
학교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해병대원들과 경찰관들이 교통 정리를 하며 사고를 방지했다. 수험생을 내려준 차들은 통제하에 곧바로 떠나야 해 보호자들과 작별 인사는 차 안에서 끝내야 했다. 대신 미리 기다리고 있는 응원행렬들이 수험생들의 사기를 북돋아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 한파가 없어 비교적 가벼운 옷차림의 수험생들이 많았다.
한 어머니가 아들을 격려하고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
‘하이파이브’를 하는 자원봉사자, 어깨를 토닥여 주는 선생님, 포옹해 주는 어머니 등 훈훈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8시 10분 입실을 20분쯤 앞두고 한 어머니가 택시를 타고 와서 아들에게 손목시계를 건네주고 포옹을 한 뒤 걸어서 돌아갔다. 또 수성구에서 순찰차를 타고 등장한 수험생도 있었다. 순찰차 앞좌석에서 내린 경찰관은 뒷좌석 문을 열어준 뒤 서둘러 수성구로 돌아갔다. 응원단들은 "멋지다, 파이팅"을 외치며 긴장하지 않도록 격려했다.
◇수험생 마음, 스승의 마음…수능 대박
검정고시생인 이희재(22)씨는 "수능을 칠 생각을 하니 오히려 신이 난다"며 "수능이 끝난 뒤 노는 것도 좋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공부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선생님이 제자의 수능 대박을 응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
정용호 중앙고 교사는 "매년 수능이 다가오지만, 항상 감회가 새롭고 학생들을 보면서 조금 짠하고 뭉클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경진(18)군은 "하루만에 공부한 성과를 펼쳐내야 한다는 것이 떨리기도 하지만 ‘수능’을 통해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은 뜻 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고생한 스스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동현(18)군은 "떨리지만 응원해주신 분들께 힘입어 잘하고 오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북예술고등학교에서 온 이정곤 교감 선생님, 김윤경 부장 선생님, 하진민 선생님 |
경북예고에서는 이정곤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김윤경 선생님, 하진미 선생님이 응원을 나왔다. 이들은 "현재까지 6명의 학생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최종 합격했다" "우리 학생들 모두 수능이 대박나서 가고 싶은 학교에 진학하길 기원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긴장감을 해소하기도 했다.
강도검 군과 김건우 군이 시험장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
강도검(18)군은 "원하는 곳에 최종 합격해서 수능 응시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수능을 쳐보고 싶어서 친구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함께 온 김건우 군(18)은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는 곳이 있지만 수능까지 쳐보고 싶다"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 우리에게도 수능이 오겠죠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을 보러 온 대구고등학교 재학생들도 있었다. 쉬는 날이지만 수능 날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학교를 찾았다고 밝혔다.
김세현(16)군은 "2년 뒤에 수능을 볼 생각을 하니 떨리고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언젠가 의사 또는 약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함께 온 김현구(16)군과 노승의(16)군도 각각 외교관과 대기업 입사가 목표라고 수줍게 말했다.
문영민 양과 한수빈 양이 핫팩을 들고 서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
아침 일찍 수험생을 응원하며 핫팩을 나눠주고 온 문영민(15·여)양과 한수빈(15·여)양도 수험생들의 긴장감에 공감하며 응원했다.
김소윤 양과 친구들이 선배의 수능대박을 응원하고 있다./대구=김채은 기자 |
친구들과 함께 선배를 응원하러 온 김소윤(16·여) 양은 "선배님이 수능을 잘 쳐서 꼭 원하는 곳에 붙었으면 좋겠다"며 "시험장 앞에 오니 너무 떨려서 저한테는 수능이 안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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