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병원 설립 '옛 동지' 이재명·신상진, 운영방침 다른 길...누가 웃을까?
입력: 2023.11.15 15:15 / 수정: 2023.11.15 15:15

이재명 '착한적자' 공공성이 최우선
신상진 "연 수백억 손해.. 개선해야"


성남시의료원 전경./성남시
성남시의료원 전경./성남시

[더팩트ㅣ경기=김태호 기자] 신상진 성남시장이 시립의료원을 민간에 위탁하기로 하면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남시장 시절 지역의료의 공공성을 강조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달리 경영효율화의 길을 선택한 때문이다. 이 재명 대표와 신 시장은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을 함께했다.

15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14일 국민의힘 소속의 신 시장은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의료기관인 성남시립의료원을 민간에 위탁하겠다고 밝혔다. 이용률이 낮아 손실이 막대하다는 이유에서다.

신 시장은 "의료원은 개원 3년이 넘도록 병상 활용률도 약 20% 하루 평균 수술 건수가 최소 2.2건~5.7건에 머물고 일반·경증질환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해 동네 병의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의료원이 설립된 2016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2197억 원을 지원했으나 2020년 465억 원, 2021년 477억 원, 2022년 547억 원 등 총 1489억 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역시 634억 원 적자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의료원 출범 당시 시가 추산한 연간 손실액 3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의사출신인 신 시장은 "더는 손해를 감당할 수 없으니 의료원 운영방식을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신 시장의 이런 방침은 "공공의료의 손실은 ‘착한적자’"라며 직영체제를 유지했던 이 대표 시절 성남시의 정책과는 다른 것이다. 이 대표는 "의료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국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남도지사일 당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자 "제3세계보다도 낮은 공공의료 비중을 창피하게 생각하지 못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성남시의회 조정식(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정책기조를 반영하듯 "의료원은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전담병원으로 신속히 전환,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냈다"며 신 시장의 방침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시민의 편에서 의료 활동을 펼치는 병원이 있다는 자부심과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신 시장을 '직무유기'로 성남중원경찰서에 고발하고. 주민소환에 이어 퇴진 운동에도 나서고 있다.

공대위 관계자는 "민간위탁이 아닌 원장 채용, 의료진 확보 등 의료원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공공의료의 손을 놓는 것은 시민의 건강권을 팔아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2003~2004년 성남지역에서는 시립병원 설립 운동이 벌어졌다. 변호사 시절이었던 이 대표는 시의회 민주당, 시민단체 등과 활동을 함께하며 정치입문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 시장도 시립병원 설립에 찬성하며 이 대표 등에게 힘을 보탰다고 한다.

하지만 의료원 운영방식을 두고는 신 시장은 시장 취임 1년4개월여 만에 이 대표와 다른 민간위탁 운영방식으로 변경하고 시의회 동의와 수탁기관 공모, 적격자 심사 등의 절차에 착수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민간위탁 반대의 원인 중 하나인 의료비 상승에 대비해 ‘시장직속비급여수가심의위원회’를 만들어 진료비 인상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립의료원은 2020년 5월 6일 수정구 태평동 3309일대에 대지 2만4711.3㎡, 연면적 8만5684㎡의 지하 4층, 지상 10층, 일반 병상 431개, 상급 병상 33개, 집중치료실 45개 등 총 509실 병상을 갖추고 준공됐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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