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상원~청하 도로 건설 예정지 투기 의심…'지분 쪼개기' 활개
입력: 2023.10.30 16:10 / 수정: 2023.10.30 16:10

흥해읍 칠포리 구간 7필지 125명 지분 쪼개 소유

포항 상원~청하 간 도로건설공사 기본도. /포항시
포항 상원~청하 간 도로건설공사 기본도. /포항시

[더팩트 l 포항= 김인규 기자] 포항 상원~청하 간 도로 건설공사 일부 예정 부지가 수년 전부터 외지인들이 지분 쪼개기로 소유한 것으로 드러나 투기 목적이 의심된다.

외지인 수백명이 부동산중개업체로부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지분을 쪼개 사들인 것이다.

30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포항 상원(환여)~청하(필화리) 도로 건설공사는 길이 14.6km, 폭 10m~20.5m 4차로 신설 1.5km, 2차로 개량 13.1km로 총사업비는 1717억원(보상비 608억원 포함)이다.

이 사업은 2011년 11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완료하고, 그해 12월3일 제3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돼 2016년 5월 국토교통부의 노선 심의를 거쳐 결정됐다. 사업은 경북도가 시행한다. 최근 보상계획 열람∙공고를 완료하고 토지 소유자들에게 편입 예정을 고지한 상태다.

보상 대상은 포항시 북구 여남동, 흥해읍 용한리∙곡강리∙칠포리∙오도리, 청하면 청진리∙이가리∙용두리∙월포리∙필화리 일원 토지 1695필지(국∙시유지 포함) 47만 9291㎡다.

대상 필지 중 표본을 추출해 조사한 결과, 칠포리 산2-26번지(산2-14에서 분할) 등 7필지 면적 8370㎡를 125명이 지분을 쪼개 약 30억원에 매입했다. 산2-26번지 1222㎡는 9명이 2억 6950만원, 산2-25번지(산2-13에서 분할) 1372㎡는 9명이 2억 7930만원, 산2-24번지(산2-12에서 분할) 860㎡는 16명이 2억 6182만원에 각각 사들였다.

또 산2-23번지(산2-11에서 분할) 1276㎡는 16명이 2억 4931만원, 산2-22번지(산2-10에서 분할) 1248㎡는 18명이 3억 3148만원, 산2-21번지(산2-9에서 분할) 1299㎡는 36명이 7억 3790만원, 산2-15번지 1093㎡는 21명이 8억 8503만원에 사들였다.

지분 쪼개기는 부동산중개업체인 주식회사 A 사를 통했다. A 사는 지분을 쪼개 부동산중개업체를 통해 경기 부천과 안양·수원, 부산, 대구, 서울, 경남 김해, 충남 천안, 울산 등의 거주자들에게 되팔아 단기간에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A 사는 현재 산2-7번지, 산2-5번지도 소유하고 있다.

여남동 편입 대상 토지도 쪼개기가 극성을 부렸다. 여남동 산2-6번지(산2-1에서 분할)는 부산, 영주, 대구 등 거주자 15명이 지분을 쪼개 소유하고 있다. 포항시의회 B 의원(2022년 지방선거 당선)도 지난 2021년 12월 장성동 C씨의 지분 313㎡ 중 165.29㎡를 쪼개 1억원에 사들였다.

B 의원은 "도로가 건설되는지는 몰랐다"며 "시의원 당선 후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 부동산중개소에 처분을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외 상당 수 토지도 농업회사법인과 외지인들이 지분쪼개기로 소유하고 있어 경북도와 포항시의 보상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분쪼개기가 많은 필지는 보상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사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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