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옆 힌츠페터...구묘역 성역화 사업 지지부진
입력: 2023.10.20 15:00 / 수정: 2023.10.20 15:05

힌츠페터 추모비 찾은 시민들... "언제까지 화장실 옆 힌츠페터 봐야하나"
광주시와 5⋅18단체 입장 차 커


구묘역 화장실 옆에 위치한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 현재 구묘역 성역화 사업이 진해중에 있지만 광주시와 5⋅18단체간 정비사업에 대한 입장 차가 너무 커 화장실 이전 문제는 당분간 답보상태에 머물 예정이다/ 광주 = 나윤상 기자
구묘역 화장실 옆에 위치한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 현재 구묘역 성역화 사업이 진해중에 있지만 광주시와 5⋅18단체간 정비사업에 대한 입장 차가 너무 커 화장실 이전 문제는 당분간 답보상태에 머물 예정이다/ 광주 = 나윤상 기자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해마다 5월 민족민주열사 묘역(이하 구묘역)을 찾은 시민들이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가 공중화장실 옆에 위치해 불편하다는 지적에도 현재로선 마땅한 조치기 불가능해 당분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고 위르겐 힌츠페터씨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에 잠입 현장을 영상에 담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한 독일출신 언론인이다.

광주시와 5⋅18단체 간 민족민주열사 묘역(구묘역) 정비사업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고 갈리고 있어 구묘역 성역화 작업의 진행이 되지 않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지난 5월 구묘역 성역화 사업 추진협의체 현장 실사 이후 광주시와 5⋅18단체간 입장차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합의가 언제 도출될지 보이지 않고 있다.

시는 구묘역을 추모공원화 하자는 입장이고 5⋅18단체는 최소한의 정비를 하자는 입장이다.

구묘역 성역화 사업에는 힌츠페터 추모비 옆 화장실 이전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16년 5월 힌츠페터의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으로 광주 5⋅18 구묘역에 추모비가 세워졌는데 화장실에서 불과 5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당시에도 "힌츠페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묘지자리 보다 작은 추모공원 형식으로 택한 장소가 현재의 장소다.

2017년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되면서 힌츠페터와 같이 광주를 찾은 김사복 선생이 재조명되면서 김 선생 유족들이 힌츠페터 추모비 옆에 이장을 승낙했지만 화장실 옆이라 난감하다는 의견을 보인 후 현재까지 답보상태로 남아있다.

2022년 광주시가 구묘역 성역화 사업을 발표했지만 ‘5⋅18 구묘역 추모관 건립’과 ‘국립5⋅18 민주묘지와 구묘역의 지하보도 연결’등에 대한 시민사회 의견 없이 일방적 졸속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이런 비판에 지난 3월 광주시와 5⋅18공법 3단체, 5⋅18기념재단,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으로 구성된 구묘역 성역화사업 추진협의체가 만들어졌다.

지난 5월에 추진협의체는 구묘역 현장 실사를 했고 묘역 원형 보전에 대한 의견 일치는 보았지만 나머지 문제에 대해서는 뜻을 모으지 못했다.

광주 동구의 한 시민은 "힌츠페터 추모비를 볼 때마다 추모공원 형식이라고는 해도 갈 때마다 화장실이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루 빨리 화장실을 이전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을 공동주최하고 있는 5⋅18기념재단은 "다음 주에 광주시와 일정이 잡혀있긴 하지만 의견이 서로 너무 달라 합의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다" 고 밝혔다.

이어 "기념재단으로서는 5월 단체들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단독적으로 입장을 앞세울 부분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시가 말하는 완전히 탈바꿈하기 보다는 현재 불편함이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개보수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고 말했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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