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동굴 1곳, 침수와 토사유입 확인
방치 지속되면 유물 영구적 손상 우려
지난 2021년 발견된 일제동굴이 최근 긴 장마로 인해 침수와 토사유출이 이루어져 심각하게 훼손되어 가고 있다. 이에 더 이상 유물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관리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사진은 침수와 토사피해로 인해 훼손된 일제동굴 내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2021년 5월 5⋅18 역사공원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일제 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동굴이 훼손된 것으로 알려져 보존⋅관리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광주시 쌍촌동 5⋅18역사공원에 위치한 동굴 1곳(서구 쌍촌로 48번길 12/ 제1주차장)이 침수로 인해 토사가 밀려들어와 쌓이는 피해를 입었다고 16일 밝혔다.
쌍촌동 동굴은 1945년부터 일본 해군이 상무지구에 있던 비행장을 운영하면서 만든 여러 개의 동굴들 가운데 하나로,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회관 뒤편에 있는 동굴들과 같이 모두 비행장에 관련된 시설이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문제가 된 곳은 5⋅18역사공원 제1주차장 부지 한편에 있는 동굴로 올해 장마로 인해 바닥이 흥건할 정도로 물로 차 있고 외부 토사도 내부로 유입되어 진입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훼손되었다.
또한, 동굴 내부는 물기와 습기로 가득 차 벽과 천정에 이슬이 맺히는 결로현상이 심각해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건물 구조물 안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부식 등 현장 훼손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모임은 지금이라도 일제동굴에 대해 보존 및 관리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중요한 유물이 후세에게 전달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광주시에 즉각적인 조치를 해 줄것으로 요구했다.
광주시는 지난해 그동안 확인된 일제 군 시설물을 바탕으로 올해 관련 학술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시는 내년에 관련 학술 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시설물 보존 및 관리방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은 "일제동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학술조사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훼손되어가는 유물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시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예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빠르게 일제동굴에 대한 훼손을 막아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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