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보여주는 동시대의 '기후위기' 풍경
입력: 2023.10.04 16:54 / 수정: 2023.10.04 16:54

아시아문화전당, 11월 19일까지 야외전시 '하늬풍경' 개최
한·중·일 설치미술‧영상‧새활용 가구 등 다양한 작품 전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11월 19일까지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풍경을 제시하는 야외전시 하늬풍경을 전시하고 있다./ACC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11월 19일까지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풍경을 제시하는 야외전시 '하늬풍경'을 전시하고 있다./ACC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기후위기 시대를 맞이한 지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가을을 맞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야외는 기후위기 시대 새로운 풍경을 제시하는 2023 ACC 야외전시 ‘하늬풍경’으로 가득차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 전시되는 ‘하늬풍경’은 한국, 일본, 중국의 작가 11인(팀)을 초대해 문화전당 야외에서 미디어파사드 작품과 함께 설치미술, 새활용(업사이클링) 가구 등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인 ‘하늬풍경’은 무더운 여름철 불어오는 서늘하고 건조한 서쪽 바람인 하늬바람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촉각적 감각을 시각적으로 확장해 기후위기에 당면한 동시대인들의 인식을 환기시킨다는 의미를 담았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ACC의 야외공간을 원경, 중경, 근경이 공존하는 한 폭의 캔버스로 만들어 기후위기 시대의 다층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1부 '원경: 자연 그대로의 풍경'은 드리프트 콜렉티브, 이이남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자연의 숭고함을 일깨우는 풍경을 소방도로에 덧입혀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억한다.

이이남 작가는 조선 왕실 어좌 뒤에 놓았던 병풍인 ‘일월오봉도’를 재해석해 자연의 숭고미를 전달하는 동시에 고전미를 보여주는 ‘형상 밖으로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서다’라는 신작을 선보인다.

드리프트 콜렉티브는 일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국, 일본, 홍콩 국적의 예술가 집단으로 신작 ‘떠도는 풍경’에서 수년에 걸쳐 수집한 유빙의 기록을 펼쳐놓는다. ‘떠도는 풍경’은 실제 유빙의 풍경을 가늠하게 하는 미디어파사드 작품으로 변해가는 자연환경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돌아본다.

2부 '중경: 인간에 의해 변해가는 풍경'에서는 박훈규+이선경, 서울익스프레스, 스튜디오 1750, 펑지아청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개입으로 자연이 변해가며 생겨난 풍경을 재해석한다.

중국 상해에서 활동하는 조명예술가 펑지아청은 ‘달안개’를 통해 대기오염 상태를 시각적 그리고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달안개’는 도시 속 오염된 공기가 안개와 함께 정체되는 도시안개를 뜻하는데 이 작품에는 실시간 대기오염 정보가 연동되어 공기가 맑을수록 밝게, 탁할수록 어둡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부 '근경: 기후위기 시대의 새로운 풍경'은 김하늘, 박천강, 김남주+지강일, 한석현의 작품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동시대의 방식을 확인하고 인류의 미래를 상상하는 기회로 삼는다.

박천강 건축가는 너비 58m, 높이 20m, 폭16m의 거대한 구조물인 그랜드캐노피 아래에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재료인 자연석과 와이어 등을 활용해 건축적 구조를 덧입혔다. 안정적이고 고정된 것으로 보이는 이 구조는 가벼운 바람에도 단숨에 깨지는데 와이어 끝에 달린 풍경이 바람에 맞춰 울리는 소리는 지속적으로 자연이 우리 환경에 간섭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건축가 김남주, 지강일은 재사용할 수 있는 곡면 콘크리트 제작 기술 특허를 접목한 ‘부드러운 구상’을 통해 기후위기와 환경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건축의 역할을 탐구한다. 이 작품은 건설폐기물을 최소화함으로써 건축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식과 미래의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설치 미술가 한석현은 광주에서 폐목재들을 수집해 그것들의 본래 모습인 나무로 되돌려놓는 ‘다시, 나무’를 선보인다. 지난 2012년부터 한국, 미국, 스코틀랜드 등 세계 각지에서 선보였던 이 작품은 나무가 벌목돼 목재가 되는 일방적인 과정을 뒤집고 새로 돋아날 다른 식물들의 기반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밖에 ‘하늬풍경’의 참여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 ‘아티스트 토크’가 오는 11월 8일 열린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예술가그룹 드리프트 콜렉티브를 초청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는 유빙을 주제로 작가들의 유빙 기록 과정과 그들이 실제로 목격한 지구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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